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임주창

  어린 시절 쌀집에 가서 한 되, 두 되 봉지에 담아주는 쌀을 사오라는 어머니 심부름을 자주 하곤 했다. 쌀집에 가면 주인 아저씨가 됫박으로 쌀을 한 되 두되 담는 동안, 난 이곳 저곳으로 눈을 굴리며 쌀집의 기계나 도구들을 살피곤 했다. 만져보거나,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아저씨 인상이 무섭다고 느껴졌고, 당시 내 성격 또한 외향적이 아니어서 묻지 못하고, 눈으로만 살피곤 했다.

그러던 중 가장 안쪽에 있던 기계에 石拔機(석발기 : 쌀에서 돌을 걸러내는 장치)라고 쓰여진 장비가 눈에 띄었다. 궁금했지만 물어보진 못하고 …,  그렇게 쌀 심부름을 다니던 중, 하루는 그 기계가 돌고 있는 것을 보았다. 뛸 듯이 기뻤지만 말을 못하고 있던 중, 쌀집 아주머니가 나오시기에 용기를 내어 물어 봤다. “저 기계 이름이 뭐예요?” “석발기란다. 쌀에 섞인 돌을 빼내는 기계지.” 설명을 듣고 한참을 더 보고 있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부터 쌀 집 앞에 동네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내가 아는 것을 자랑 했다. 기계를 가리키며, “저 기계가 석발기야고 알려 주며 으스대곤 했다. 하나를 알고 나니 어머니가 아침 저녁으로 물에 담가둔 쌀을 조리질 하시는 원리도 알 것 같았다. ‘돌을 고르시는 거군’.

당시만 해도 쌀에 돌이 많던 시절이라 밥이나 떡을 하려면 쌀집에서나 집에서나 모두 돌을 고르는 작업을 해야 했던 것 같다. 요즘 교육관련 대담 프로가 많이 나온다 시절이 시절인 만큼,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 하는 것은 Cannot ~ Too(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 방법론도 다양하고, 학자들마다 여러 학설을 펴지만 복잡하기도 하며, 전문가가 아니면 쉽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다.

교육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하면 어떨까? 석발기나 조리처럼 그 동안 집안에서 또는 아래 학년에서 배우고 온 내용 중 좋은 습관은 살려주고, 나쁜 습관은 걸러내는, 타고난 재주는 키워주고, 재주 없는 부분은 보완해 주거나, 그 길로 가지 않도록 해주는 역할 그것이 교육의 본질이 아닐까? 하고 감히 한 마디 해본다.

창간을 축하하며, 학부모뉴스 24가 그런 교육의 주춧돌이 되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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