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무릎의 노래』에 수록된 작품의 제목을 일별해보면 대체로 사물을 소재로 하는 시가 대다수를 차지함을 알 수 있다. 차의갑 시의 전개는 사물에 대하여 시인의 영감이 집중하여 물아일체의 시를 새로운 이미지즘으로 해석해내는 의미의 형상화를 이루고 있다.

차 시인의 이번 시집은 마치 릴케의 사물시집 『신시집』의 신세대 버전처럼 익숙한 듯 새롭게 읽혔다. 릴케는 낭만적이며 종교적인 시를 쓰다가 조각가 로댕과 만나 주관적 영감에 의지해야 하는 불안한 자신의 작업과는 달리 가시적인 조각의 세계에서 새로움 깨달음을 갖게 되었다. 이후 릴케는 언어에 조각과 같은 조형성을 부여하고자 노력했다. 릴케는 사물에 대해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집중하여 사유함으로서 사물의 마음을 열고 그 본질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차의갑 시에서 서정성이 배제되거나 사물의 의인화 같은 작위적 문장은 보이지 않는다. 시의 본질이자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서정을 바탕으로 사물의 형상화를 통해 사람의 풍경을 옮기는 독창성이 이번 시집 전편에 흐르고 있다.

차의갑 시인 : 대전 출생/ 2010년 《시에티카》 등단/ 대전작가회의 회원/ 수레바퀴문학회 회원/ 시집 『바지락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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