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섭 시인-

                               잠

욕망을 추스르고 어린 잠에서 깨어 달의 뒤뜰을 사다리를 타고 올라 재단된 옷을 입고 잘 차려진 풍경에 통증을 잠재우고 호흡을 뱉었다.

눈 뜬 벌레들이 시간을 태우는 녹슨 철길 위에서 날숨을 들이켜면 살갗이 타고 서늘한 박자 부서져서

수직의 잠을 청하면 간이역에는 엉킨 혀 집어넣고 발광하는 장돌뱅이 물컹한 가슴속에 지친 잠이 찾아온다.

혀가 잘린 그림자가 지친 잠을 청하면 강둑 아래 희뿌옇고 서늘한 입김이 체한 밤을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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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섭 시인 : 서울 태생/ 국제문학 24회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시의 개혁 정회원.시의개혁 동인1"녹색"공저.국제문학상 수상(2022)/ 한국방송대학교 국어국문학과 4년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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