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3년간의 마침표-

2022년 1월 7일(금) 10시 30분 충남 부여 백제중학교 강당에서 3학년들의 졸업식이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외부관계자 없이 축소되어 진행됐다.

3학년 2학기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중간고사를 보고 생기부 마감 때문에 한 달 뒤에 바로 기말고사를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친구들도 그렇게 느꼈겠지만 나 또한 그렇게 정신없이 지내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학교를 떠나야 하는 입장이 되어 있었다.

전날 학생들은 9시 30분까지 등교를 하여 졸업식 예행연습에 참여해야 했다. 그러나 나는 친구와 함께 조금 더 일찍 학교에 갔다. 학급회장으로 반 친구들과 함께 이벤트를 준비하여 미리 숨겨놓아야 했기 때문이다. 의미 있고 기억에 남을 선물을 고민하다가, 전날 밤 친구들과 함께 만든 꽃다발과 반 친구들의 사진이 담긴 선물상자를 강당 2층 벽 뒤쪽에 숨겨놓았다. (여담 : 친구들의 사진을 뽑다가 집 프린터기가 고장 났다)

졸업식이 시작됐다. 국민의례가 끝나고, 한명씩 단상에 나가 졸업증서를 받았다. 화면에는 각 학생의 1학년 때의 사진과 3학년 때의 사진, 그리고 하고 싶은 말 한마디씩이 보여 졌다. 1학년 때와 비교해 살이 굉장히 많이 빠진 학생도 있었고, 한마디 부분에는 “3년 동안 계속 1반만 하는 기록을 달성했다”고 이야기하는 등 재밌는 말들도 많았다. 핸드폰을 들고 나가 교장선생님과 셀카를 찍고 오는 학생들도 있었고 단상에서 친구들에게 “수고 많았다”며 크게 이야기해주는 학생도 있었다. 그 중 나의 한마디는 이것이었다.

“OK, We Go Up.”

그 후 따로 상장을 받는 시간이 지나고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인터뷰한 영상이 재생됐다. 후배들부터 친구들의 인사까지 하나하나 너무 애틋하였다. 내 인터뷰 영상이 나올 때에는 그때 인터뷰했을 때가 기억나면서 다시는 그 상황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울적해지기도 했다. 선생님들의 말씀은 학생들을 위해 진심이 담겨있다는 것이 느껴져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다음에는 각 반 회장들이 나가 선생님께 꽃다발을 증정하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친구들과 하기로 약속해서 긴장하고 있다가 사회자가 드리라고 했을 때 한 쪽 무릎을 꿇고 프로포즈 자세로 드렸다. 조금 부끄럽기도 했지만 뿌듯하였다. 그리고 외부인사분들의 축하메시지를 본 뒤 드디어 졸업식이 끝났다.

나는 끝나자마자 바로 부회장을 끌고 2층으로 달려가 꽃다발과 선물상자를 들고 선생님 앞으로 갔다. 그리고 미리 친구들에게 이야기했듯이 015B의 ‘이젠 안녕’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선생님께 선물을 드렸다. 반 친구들이 하나가 되어 노래를 부르고 있으니 너무 뭉클하고 감동적이었다. 담임선생님은 크게 “고맙다!!!”하며 살짝 눈물을 훔치셨다. 그때까지 나는 예상과는 다르게 담담했다.

그러고 나서 우리 반은 마지막 반이어서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방송부 후배가 가지 말라며 울며 뛰어왔다. 나는 “야~ 왜 그래. 울지마~”하며 웃으며 달래줬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감정이 쏟아져 나왔다. 웃음이 울음으로 변했다. 그 친구를 안고 계속 크게 울었다. 방송부 친구들이 써 준 롤링페이퍼는 너무 감동적이었다.

단체 사진을 찍고 나서 계속 눈물이 나왔다. 사진 찍고 울고 이야기하다가 울고. 그러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친구가 엄마 오셨는데 울면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아침까지 내가 오시지 말라고 했었기에 놀라서 서둘러 나가보니 엄마가 바로 문 앞에 계셨다. 내가 막 울며 나갔더니 엄마가 도망치셨다.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 동생까지 가족 모두가 와주었다. 아빠 품에 안겨 막 또 울었던 것 같다.

교무실에 가서 마지막으로 친구들과 함께 선생님들께 인사를 드렸다. 다들 나를 바라보시며 인사말을 건네주시는데 그 순간 잠시 멈춰있던 눈물샘이 다시 개방되었다. 그렇게 계속 못 떠나고 있다가 마지막쯤에 다 인사를 다시 드리고 떨어지지 않는 발을 한 자국씩 뗐다.

3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받기도 했고, 코로나19로 큰 좌절을 맛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만큼 내가 이 학교의 소속이라 너무 운이 좋다고 느낄 만큼 행복한 일들도 너무 많았다. 추억이 너무나도 많지만 애써 다음 단계로 넘어가보고자 한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 거야.
함께했던 시간은 이젠 추억으로 남기고 서로 가야할 길 찾아서 떠나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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