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정말 더 필요한가?-

우리 아버지는 청양에서 나고 자라셨고, 현재는 고향에서 좀 떨어진 곳(청양군내)에서 사업을 하고 계시다. 마을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논이 넓게 펼쳐져 있으며 몇 분 안되는 주민들은 모두 어르신 분들이시다. 그러다보니 평화로운 그 마을에서 어렸을 때부터 주말만 되면 마음껏 뛰어놀았다. 현재에도 취미가 마을 산책하며 사진 찍기다 보니 자연스레 청양에 대한 애착이 생기고 마음속에 제 2의 고향이라 여기게 되었다.

주말에 아버지가 사업을 하시는 청양에 와서 산책을 하고 있었는데 마을 곳곳에 깃발이 꽂혀져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궁금한 마음에 왜 그런지 아버지께 여쭤보니 경기도 평택에서 전라북도 익산시까지 가는 중부 내륙 고속도로 공사 때문이라고 하셨다.

고속도로를 개통하는 데 장점들도 많을 것이라는 것, 정말 잘 알고 있다. 교통의 편리성이 주는 혜택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고속도로 건설이라는 대공사로 인해 나무로 가득 차 사계절 내내 색다른 풍요로움을 주던 산들이 깎이고 파헤쳐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너무 무겁다. 고속도로 공사로 인해 자연이 정말 무분별하게 파괴되고 있다. 또한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산에 살던 동물들도 많은 피해를 입을 것이다. 원래 이 마을은 물이 맑기로 유명해 심지어 지명도 ‘물이 맑다’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 공사로 인해 수질뿐만 아니라 생태계도 심각하게 파괴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정말 고속도로가 마을 사이를 가로 지르며 가깝게 놓아지고 있다보니 어르신 분들의 왕래도 불편해지며, 이 조용하디 조용하던 마을이 고속주행으로 인해 소음·배기가스 등으로 고통 받게 될 것이다. 청양뿐만 아니라 이 고속도로가 놓아지는 그 구간의 모든 마을들이 다 그럴 것이다. 조금 더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는 대가가 그렇게 자연을 심하게 망쳐놓는 것이라면 나는 앞장서서 반대 의견을 전한다.

발전도 물론 좋다. 하지만 요즘 뉴스에서 자주 보이는 바와 같이 자연파괴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또 지역을 위해서라도 굳이 이렇게 평화롭던 마을을 관통하는 고속도로로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며, 얼마나 발전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어쩌면 환경 보호, 환경 보호를 외치면서도 막상 상황이 오면 당장의 이익을 챙기고 보는 것 아닐까? 너무 자연에 무책임한 거 아닐까? 청양군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정말 이 고속도로를 놓아야 하는 건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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