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활동 30여 년 동안 『소녀를 다비하다』, 『프리마돈나, 조수미』, 『상강 아침』, 『연꽃무덤』, 『하늘사다리』 등 여덟 권의 시집을 출간한 안현심(安賢心) 시인이 시선집 『남편이 집을 나갔다』(시선사)를 펴냈다.

안현심 시인은 1990년 4월, 격월간 『장르』를 통해 문단에 발을 들여놓은 후 계간 ≪불교문예≫(2004)로 재등단하고, 월간 ≪유심≫(2010)에 평론이 당선되어 문학평론가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첫 등단한 감회를 ‘시인의 산문’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새내기 어설픈 시인이었지만 밥을 먹지 않아도 좋았고, 돈이 없어도 좋았다. 시인이란 관(冠)이 주어졌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두보(杜甫)는 ‘필락경풍우 시성읍귀신(筆落驚風雨 詩成泣鬼神)’이라 했다. 붓을 들면 비바람을 놀라게 하고, 시를 쓰면 귀신도 울게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귀신도 울게 하는 시, 시를 만난 날부터 버릴 수 없는 목마름이다.

시 쓰기는 나에게 상처를 치유하는 수단이었다. 해결되지 않는 응어리를 ‘시’라는 형식으로 풀어내고 나면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고통의 강을 건널 수 있었다. 시는 나에게 종교요, 삶의 동력이었다. 시는 영혼의 배고픔을 따뜻이 채워주었다.”

그에게 문학은 삶을 함께한 샴쌍둥이였으며, 전부를 걸고 사랑한 연인이었다. 오로지 문학을 사랑한 대가로 진안문학상(2011), 풀꽃문학상젊은시인상(2015), 한성기문학상(2015), 대전시평생교육진흥유공상(2018) 등을 수상하고, 시집 외에도 평론집 등 많은 연구저서를 집필하였다. 현재, 한남대평생교육원과 대전시민대학에서 시창작법을 강의하고 있다.

“욕심을 비우고 지푸라기처럼 가벼워질 일이다. 그리하여, 가지런한 영혼으로 실한 생명을 낳을 일만 남았다.”고 말하는 이순(耳順) 중반의 시인,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해볼 일이다.

시인 안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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