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텝스(NEW TEPS) 시험을 보고나서-

 

초등학교 3학년 때, 요즘 유치원에서도 영어를 배우는 것에 비하면 늦게 영어를 처음 접했었다. 열심히 숙제를 하다 보니 실력이 점점 느는 게 느껴졌고, 이는 나를 점점 영어에 빠지게 만들고 더욱 잘하고자 하는 욕심을 들게 하였던 것 같다.

뉴텝스(NEW TEPS)를 보기로 결정 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허전함’이었다. 나는 중학교 1학년 때 내가 꽤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12월에 와서 나의 1년을 돌이켜보니 별로 남은 게 없이 느껴지면서 자괴감이 왔다. 그래서 나는 방학을 누구보다도 열심히 활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원래 하고 싶어 했던 ‘자격증 따기’로 목표를 세웠다. 본래 한국사 자격증을 따고 싶었지만, 어머니께서 한국사보다는 영어 자격증을 추천해 주셨다. 오랜 고민 끝에, 뉴텝스(NEW TEPS)로 결정하였다. 실용성도 가장 있어보였고, 엄청 어렵다고 들어서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뉴텝스(NEW TEPS)는 2018년 5월에 개정된 시험으로 민간자격증에 해당 된다. 구텝스에서 바뀐 점이 있다면, 먼저 990점 만점에서 600점 만점으로 변경되었다는 것이다. 문항 수도 줄었으며, 시험기간도 140분에서 105분으로 줄었다. 신 유형이 추가되었으며, 문법과 어휘가 통합되었다. 부담이 조금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해 105분이나 되는 시험 시간이부담됐다. 거기에 무척 어렵다는 말들을 들어서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내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1월이 중순으로 넘어가기 직전 쯤이다. 책은 시원스쿨의 <<빅텝스>>를 이용하였다. 점수 배분이 청해와 독해에 각각 240점씩, 어휘&문법에 120점이었기에 나는 청해와 독해만 공부하기로 결정했다. 텝스를 공부하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정신없이 빠르다는 점이었다. 청해에서 특히 part3~5까지는 노트테이킹이 꼭 필요했는데 빨리 휙휙 지나가니 내 손이 따라가기를 거부하는 느낌까지 들었다. 거기에 독해는 생전 처음 보는 어휘들이 있는 긴 문장들도 힘들어 죽겠는데 35문항을 40분 안에 풀라고 하니, 너무 어려웠다. 300점을 목표로 잡았던 내가 100점이라도 맞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까지 들었다. 1월에 열심히 하기는 했지만 내 기대에는 훨씬 못 미쳤던 것 같다. 그렇게 계속 이도저도 아니게 노력하다보니 시험 2주 전이 되었고, 나도 나에게 많이 실망하고 2주라도 최선을 다하자 생각했다. 그리고 열심히 노력했던 것 같다.

2020년 2월 22일 토요일, 천안서여중에서 제278회 텝스 시험을 보았다. 아무래도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관리가 철저했다. 마스크를 착용 후 시험을 봐야 했으며, 기침이 잦은 등의 경우 시험을 볼 수 없었다. 나는 제3고사장으로 향했다. 입실하고 15분 정도 후에 시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먼저 청해를 보았다. 오히려 쉬운 part1,2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part3,4를 더 잘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다음 어휘, 문법을 보았는데 몇 개의 문제 빼고는 다 느낌이 가는대로 찍었다. 그저 한 문제라도 더 맞았기를 바랄 뿐이다. 마지막으로 독해를 보았는데 너무 어려웠다. 문장 자체도 힘든데 짧은 제한시간까지 있으니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가장 어려웠으나, 가장 최선을 다하기도 하였던 부분이기에 많이 아쉬웠다. (텝스 시험에 대해 자세히 발설할 수 없었던 점은 이해 바란다.)

시험이 모두 끝나고 사람들이 밖으로 나갔다. 나는 느릿느릿 거의 마지막으로 나갔던 것 같다. 복도가 어두웠는데 끝났다는 행복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정말 끝나고 난 직후에는 드디어 끝났다는 안도감에 기쁨 빼고는 다른 감정은 생각나지 않았다.

내가 가장 느낀 점은 아직 여러 방면에서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특히 어휘 쪽으로 많이 부족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껴서 앞으로 지속적으로 많이 외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내가 멘탈 부분에서도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사실 시험 이틀 전 번-아웃 증상이 나타나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전에는 그래도 꽤 맞던 것이 갑자기 시험이 얼마 안남은 시점에서 무너져 내리니까 어찌해야 될지를 모르겠더라. 멘탈을 겨우 붙잡고 버텨 시험까지 겨우 갔지만 내가 소진된 상태라는 게 느껴져서 남은 시간동안은 시험이 끝나면 하고자 했던 버킷리스트를 실행하며 다시 충전할 시간을 갖으려고 한다.

뉴텝스(NEW TEPS)라는 시험은 나에게 엄청난 도전이었다. 첫 번째 시험을 잘 보지는 못하였지만, 이 도전 자체는 나에게 엄청난 힘이 되었다. 나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텝스 시험을 보며 목표를 천천히 이루어나갈 예정이다. 비록 2월 22일에 텝스라는 주제에 첫 번째 쉼표가 찍어졌지만, 쉼표 뒤에 말이 이어질 수 있는 것처럼 나는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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