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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공동체
원용철 목사  |  bethelhouse52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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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0  06: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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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간은 민족의 고유명절인 추석이었다. 한가위라고도 하는 추석은 1년 중 가장 풍요롭고 감사하는 절기로 한 해 동안 풍성한 추수를 할 수 있도록 보살펴주신 조상의 은덕에 감사하여 햇곡식과 햇과일로 차례를 지내기도 한다. 이렇듯 추석은 1년의 농사가 풍년을 맞게 된 것에 기뻐하고 감사하는 절기이다. 그런데 요즘 추석 풍경은 민족 대이동, 교통체증, 명절증후군 등 기쁨과 감사와는 거리가 먼 단어들이 먼저 떠오른다. 언론 매체들도 명절 한참 전부터 명절증후군에 대한 기사들을 쏟아내면서 차라리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식의 여론을 조장하면서 어떡하면 추석 고유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느냐가 아니라 명절 자체가 문제인 것처럼 유도한다.

벧엘의집 명절도 이런 추세와 다르지 않다. 명절이 다가오면 가장 먼저 명절 특별근무 일정표를 짜고, 연휴 기간 쪽방주민들에게 나눠줄 도시락을 주문하고, 아침, 점심, 저녁, 세끼 도시락 급식처를 정하고, 명절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명절 특별근무에 들어간다. 이렇게 시작되는 벧엘의집 명절은 매년 연휴 기간 쪽방주민들에게 하루 세끼 도시락 급식을 하느라 정신없고, 명절 음식 만드느라 정신없고, 윷놀이 등 명절 프로그램을 진행하느라 정신없다. 그저 쉬지 못하고 일해야 하는 정신없는 날들이다. 다행히 올 추석은 기간이 짧아 그나마 분주함 가운데서도 수월하게 지나간 것 같다.

벧엘 식구들에게도 기뻐하고 감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도리어 명절이 없는 것이 더 좋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가족과 헤어져 노숙인 시설에서 생활하다 보니 명절이 되어도 고향 친지들을 찾아갈 수 없고, 가족이 있어도 만날 수 없고, 찾아오는 이도 없으니 쓸쓸하게 지내야 한다. 그러니 명절이 다가오면 심란한 마음에 술 한 잔 하게 되고 그로 인해 한 소리 듣게 되니 명절이 별로 유쾌하지 않다. 아무리 명절의 들뜬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함께 명절 음식을 만들고, 명절 프로그램을 진행해도 흥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보면 정말 명절은 불편하기만 하고 있어야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그 자체가 스트레스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추석의 유래와 의미처럼 추석 명절은 기쁨과 풍성함, 설램과 감사를 나누는 명절인 것은 분명하다. 단지 상황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 뿐이다. 그래서 매년 명절이 되면 감사와 희망을 이야기했고, 새로운 삶을 향한 출발의 계기로 삼자고 했다. 벧엘가족이 거듭난 새로운 삶, 새로운 사회,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처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여 삶에 대한 감사, 동료에 대한 감사, 하나님에 대한 감사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추석에도 명절 예배설교 통해 감사하는 공동체가 되자고 했다.

“사랑하는 벧엘 가족 여러분 이번 추석명절에 우리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사는 공동체를 만들어 봅시다. 나와 함께 지내는 가족에게 관심을 보이고, 그들을 헤아리고, 함께 하려고 해 봅시다. 혼자가 아닌 우리로 살아가 봅시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사는 이곳이 그저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의 터전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한마음으로 서로 사귀는 일과 빵을 떼는 일에 애쓰고 서로 마음을 합친다면 분명 이곳은 새로운 공동체의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감사는 기적을 일으킵니다. 그러기에 우리에게 닥친 고난도 때론 변장하고 찾아오시는 주님의 축복이라고 고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주님은 그 고난과 역경 너머에 이미 우리에게 주실 축복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우리 모두 믿음의 눈으로 고난과 역경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축복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매력이 넘치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사도바울은 모든 일에 감사하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씀합니다. 감사는 모든 상황을 이겨내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어떤 상황에 놓이든 감사할 수 있다면 그 상황을 유연하게 넘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감사는 기적을 일으킵니다. 감사하는 공동체야말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추석 명절 설교문 중에서)

감사하는 마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힘을 지니고 있다. 비록 상황이 우리를 힘들게 하더라도 네가 있어 감사하고, 고향이 있어 감사하고, 친지를 만날 수 있어 감사하고,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웃을 수 있어 감사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도 거뜬히 이겨내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추석을 보내면서 우리 모두 감사의 힘을 느꼈기를 바라며 감사 공동체, 감사하는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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