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산부인과 간호사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적이 수시로 벌어지는 현장에서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명을 다루는 병원이라는 곳은 마음보다는 머리로, 감성보다는 철저한 이성으로
일해야 하는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 또한 생명의 탄생에 대한 경외감과 감동이 어느덧 조금씩 엷어지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한 산모가 쌍둥이를 출산했고, 우리는 귀여운 쌍둥이에 대한 감동보다는 신속하고 정확한 인큐베이터 준비에 더 신경 썼습니다.

인큐베이터의 쌍둥이 형제는 신기하게도 잠을 잘 때도, 잠에서 깨어날 때도 비슷했으며 한 아이가 울기라도 하면 다른 쌍둥이 아기도 함께 울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 신입 간호사는 그런 쌍둥이 형제들이 신기했는지 매번 쌍둥이를 지켜보면서 어쩔 줄을 몰라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그 신입 간호사에게 병원에서는 감상에 빠지는 일은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일이고,
우리들은 산모와 아기를 철저하게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오래전 저 또한 저 간호사처럼 아이들을 바라볼 때 그런 마음을 가졌는데
지금은 왜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지 못하는지 그때의 저의 마음은 어디로 갔을까요?

'따뜻한 마음과 이성적인 손끝.'
어느 분야이든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리고 봉사와 나눔을 위해 힘써온 저희도 그 균형을 잡기 위해 무척이나고민하는 일입니다.

# 오늘의 명언
지치지 않는 열정, 따뜻한 가슴, 남에게 상처 주지 않는 손길을 가져라.
                                                                      – 찰스 디킨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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