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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쌈짓돈 안되게 회계 손바닥 보듯
최미자 기자  |  rbrb3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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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0  16: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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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정책브리핑

사립유치원 에듀파인 도입 2018년 가을, 대한민국은 사립유치원의 백화점식 비리로 충격에 빠졌다. 지난 수년간 아이들 보육에 쓰라고 내준 누리과정 예산 10조 원이 유치원 원장 쌈짓돈으로 쓰였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비리 유치원의 추한 민낯은 국정감사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2018년 10월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감에서 ‘17개 시·도교육청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국감 후 교육부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각 교육청 누리집에 ‘2013~2018년 유치원 감사 결과’를 일제히 공개토록 했다. 2013년부터 누리과정이 시행된 이래 처음 진행된 일이다. 

2018년 11월까지 공개된 감사 적발 건수는 국공립유치원 467건, 사립유치원 5986건으로 총 6453건에 이른다. 유치원 수로 따지면 전국 1878곳, 유용 및 횡령 금액만 269억 원이 넘는다.

2018년 10월 정보공시 기준, 전국 유치원은 9140개로 원아 수는 69만 2139명에 달한다. 이 중 국공립유치원은 4806개(52.6%)이고, 사립은 4334개로 전체 유치원의 47.4%를 차지한다.

유치원 개수는 국공립이 더 많지만 원아 수는 사립유치원이 전체 원아의 74.7%를 차지할 만큼 월등히 많다. 원장 계좌로 받아 유치원 계좌 역입금 전 국민을 분노에 빠뜨린 시작점은 경기도 동탄 지역에 있는 ‘환희유치원’이었다.

감사 자료에 따르면 환희유치원 원장은 유치원 회계 세입예산을 관리하면서 수익자 부담 교육비를 본인의 개인 계좌로 직접 납입받고, 교육청과 화성시에서 교부한 각종 지원금을 개인 계좌로 모조리 이체했다.

그런 다음 해당 월의 원아 현원에 맞게 계산한다는 이유로 매월 일정 금액을 수업료, 급식비, 방과후비 등의 명목으로 개인 계좌에서 유치원 계좌로 역입금하는 수법으로 부정을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원장은 유치원 운영비를 개인의 돈처럼 물 쓰듯 썼다. 

그 밖에 서울·인천·경기 세 군데만 보더라도 ‘회계관리 부실’에 따른 적발 사안이 가장 많다. 서울시교육청의 감사 대상 유치원은 총 74곳(국공립 30, 사립 44)이고 경기도교육청은 116곳(국공립 38, 사립 78), 인천교육청은 200곳(전체 사립)이다.

이 중 예산·회계 분야 적발 건수가 월등히 많다. 대부분 유치원 운영비를 ‘개인 용도 사용’으로 부적절하게 써왔다.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가 속속 알려지면서, 사립유치원에도 ‘에듀파인’을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교육 당국도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단계별로 에듀파인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에듀파인은 국공립학교에 적용되는 국가관리 회계시스템으로, 물품 구입비, 급식 운영비, 학생 복지비, 교과 활동비, 체험 활동비, 외부 강사료, 시설비 등 예산 소요와 관련된 모든 것을 기록하게 돼 있다.

사업별 예산 제도와 발생주의·복식부기 회계제도에 의한 예산 편성·집행·결산의 재정 흐름 등을 한곳에 모아 볼 수 있어 회계 투명성을 높여준다.

이에 2019년 3월부터 원아 수 200명 이상 유치원에 대해서는 에듀파인을 의무화했고, 2020년까지 모든 유치원에 에듀파인을 도입하기로 했다.

에듀파인 도입에 맞춰 교육 당국은 사립유치원 에듀파인은 5개 회계 필수 기능(사업 현황, 예산편성, 수입관리, 지출, 결산)과 유치원의 편의를 지원하는 3개의 부가 기능(클린 재정, 세무관리, 재정 분석) 등을 맞춤 설계하고 지원했다.

적용에 앞서, 2월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실에서 시연회를 열고 ‘에듀파인’의 메뉴와 기능을 자세히 소개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세입 항목이 보조금 및 지원금, 수익자 부담 수입(학부모 분담금), 차입금 등으로 나뉘고, 각 재원별로 세출 예산을 명확하게 편성해 관리하도록 돼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이 도입되면, 그동안 사립유치원들이 국가 지원금과 학부모가 내는 부담금을 하나의 회계로 관리하면서 발생했던 다양한 문제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사립유치원에서는 그동안 교재·교구비나 현장체험 학습비, 원복비 등을 받아 학부모들이 낸 돈보다 적게 써놓고도 학부모들에게 이를 반환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에듀파인을 쓰면 학부모에게 받은 돈을 어떤 항목으로 어떻게 썼는지 투명하게 관리되기 때문에, 남은 금액이 있다면 앞으로는 학부모 계좌로 반환해야 한다. 

세입 구분… 부정 지출도 사전 예방 또 에듀파인을 쓰면, 에듀파인에 등록된 거래 업체만을 통해 지출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부정 지출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기로 회계 관리를 하거나 업체에 맡긴 경우, 일부 사립유치원에서는 방과후교사 인건비나 각종 물품 구입비로 돈을 썼다고 기록해놓고 실제로는 예산을 집행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에듀파인이 도입되면 사립유치원의 모든 수입·지출 이력이 남기 때문에, 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특히 사립유치원에서 자주 발생하는 회계 사고 유형을 시나리오로 제공하고, 회계 사고로 의심되는 사용 패턴을 월 단위로 분석할 수 있는 ‘클린 재정’ 기능도 에듀파인에 넣었다.

거래처가 다른 동일 예금주에게 지출 내역이 발생한다거나, 지출 결의와 원인 행위의 예금주가 다른 경우, 수입이 과오납된 경우, 수납 계좌와 반환 계좌가 다른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3월, 1단계 의무도입이 적용되자 그동안 반발하며 ‘개학 연기 투쟁’까지 벌였던 대형 사립유치원들도 사실상 100% 에듀파인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에듀파인을 도입하는 사립유치원은 의무도입 유치원 568개 원, 공영형 유치원 7개 원에 희망 유치원 199개 원까지 합쳐 총 767개 원이 됐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에듀파인 도입으로 유치원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첫걸음이 시작됐다”면서 “국민의 지지가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며, 2020년에 전체 사립유치원에 차질 없이 적용하도록 보완하고 협의하겠다”고 말했다.(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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