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상호 시인-

▲ 길상호 시인

         향기로운 배꼽

흰 꽃잎 떨어진 자리
탯줄을 끊고 난 흉터가
사과에게도 있다
입으로 나무의 꼭지를 물고
숨차게 빠는 동안
반대편 배꼽은 꼭꼭 닫고
몸을 채우던 열매,
가쁜 숨도 빠져나갈 길 없어
붉게 익었던 사과 한 알,
멧새들이 몰려와
부리로 톡톡 두드리다가
사과의 배꼽,
긴 인연의 끈을 물고
포로롱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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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호 시인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2007년 올해의 좋은 시/ 현대시동인상, 천상병시상,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 김달진문학상 젊은시인상, 한남문인상, 사이펀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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