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넘치는 행복 교실을 찾아 26-

 

대전에서 논산을 가다 연산에서 좌회전 하면 전북 운주로 가는 도로가 있다. 연산에서 약 3-4km 가면 좌측 소나무 동산 아래 아담한 학교가 있다. 반곡초등학교이다.

기자는 5월 16일 오후, 맑은 초여름 하늘아래 전교생 46명(병설유치원 포함)이 행복을 꿈꾸는 반곡초등학교를 찾았다.

교문에 들어서니 몇 몇 선생님들이 수돗가를 청소하고 있다. 선생님들 중에는 외국인도 있다(후에 알아보니 원어민 영어 선생님). 교정에는 6학년 학생들이 파라솔 아래에서 학습과제를 해결하고 있다.

마침 현관에서 권선탁 교장을 만났다. 안내를 받아 학교 이곳저곳을 돌아본다. 깔끔한 실내, 곳곳에 학생들의 작품이 게시되어 있다. 현관에 특이한 것이 있다. 대형 모니터에 학생들의 학습 활동 모습과 개인 사진이 동영상으로 상연되고 있다. “학교에 찾아오는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기다리기가 지루할 때 시청하고, 학생들도 수시로 자기 모습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설치했다”고 설명해 준다. 모니터 반대편에는 시청하기 좋게 긴 의자도 준비돼 있다.

한 학급에 5-8명이기에 교실에 가보니 공간이 넓어 보인다. 생활하기에 풍족해 보인다. 벽면에 학습판에 학생들의 작품이 가득하다. “학생들 개개인의 표현을 자유롭게 나타내기 위해 게시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한다. 화장실 입구 세면대 옆에는 학생 개개인의 양치도구함이 마련돼 있다. 선생님들이 아이디어를 내어 제작한 것이란다. 작은 배려이나 큰 효과가 있어 보인다.

 

교장실 입구 옆에는 전교생 사진이 걸려 있다. 사진은 학생들이 수시로 바꾼다고 한다. 한 번 게시하고 1년 가는 것이 아니란다.

5학년 교실에선 하교 하지 않은 학생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무엇인가 몰두해 있다. 유치원 교실에선 마침 간식 시간인지 옹기종기 앉아 음식을 먹고 있다.

화단에는 목화가 싹트고 카네이션이 활짝 피어 있다. 뒤편 실습지에는 파, 가지, 옥수수 등이 파랗게 자라고 있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함께 가꾸는 것이란다. 상추는 급식실에서 자급자족 할 만큼 충분하다고 한다.

도서실도 자율로 책을 꺼내 읽을 수 있게 됐다. 별도로 대여하지 않고 읽다가 집에 가져가서 읽고 가져오면 된단다. 그래도 분실되는 것이 없다고 한다.

반곡초등학교는 2015년부터 충청남도교육청의 행복혁신학교로 지정되어 올해 3년차 운영하고 있다. 내년까지 지정 운영 기간이다.

혁신학교를 운영하면서 달라지는 것이 있었다. 학교 구성원들, 학생, 교사, 교직원 모두가 한 공동체로서 스스로 함께 활동한다는 것이다. 학교장이나 교감이 지시를 하지 않아도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스스로 해결 해 가기에 권선탁 교장은 선생님들이 고맙기만 하다고 한다. 지난 3월말 출근한 권교장은 깜짝 놀랐다. 정원의 향나무가 예쁘게 다듬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토요 돌봄 교실 관리 선생님이 향나무를 전지 작업 했는데 미처 완료하지 못하고 퇴근하고, 일요일에 가족과 함께 학교를 들른 다른 선생님이 가족과 함께 남은 향나무를 전지 작업하여 마쳤다고 한다. 그런데 그 두 분 선생님은 ‘내가 했다’고 밝히지도 않았단다.

혁신학교 주무 업무를 추진하고 있는 김상수 교무부장은 "교직원 모두가 '내가 학교의 주인이다'라는 마음으로 근무합니다. 휴일도 없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저 학교에 오고 싶고 학교에서 살고 싶다고 합니다. 우리 학교 교직원 모두는 행복 혁신학교의 선두 주자입니다"라고 말한다. 교직원 모두가 스스로 학교의 잡무를 꾸려가고 있는 것이다. 창고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눈에 띄는 일이라면 즉시 처리 하고 마는 습관이 배어 있다.

이런 분위기이기에 원어민 교사도 함께 손수레를 끌고 화분에 꽃을 심는 일을 거든단다. 중요한 것은 그런 일을 하며 보람을 찾고 행복해 하며 자기 성장을 한다는 것이다.

 

행복혁신학교는 “교사의 행복이란 철학이 뒷 받침 될 때 완성된다‘고 신00 교사는 말한다. ”학교에서 강제로 수학문제 더 풀도록 강요하는 것 보다는 수학 문제를 풀어 문제 해결에 대한 만족감과 행복감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이 혁신교육이 아닌가 합니다“라고 한다. 그래서 반곡초등학교 교육가족은 스스로 하는 것에 만족을 얻고 즐거움으로 생활한다. 긴급한 상황이 아니면 직원회를 하지 않는다. 불필요한 동선을 줄이기 위해 핸드폰의 ’밴드‘를 활용한다. 학교장이 없을 때 결재를 위해 교장실을 헛 걸음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학부모들과도 밴드를 개설하여 학교 소식을 수시로 전해 준다. 학교 교육이 신뢰를 얻어가는 것이다.

신00교사는 야간에도 학부모를 위한 우크렐라 연주를 연수하고 있다. 전 교직원이 헌신적으로 활동하기에 마을공동체와도 협조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

“예산을 투입하는 혁신학교보다는 학교 구성들의 조직력, 진취력, 스스로 하는 문제 해결력이 진정한 혁신학교”라고 권교장은 말한다. 그러면서 “반곡초등학교의 혁신학교 운영이 혁신학교의 좋은 모델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말한다.

작은 염려가 하나 있다고 한다. 혁신학교 운영이 4년차이기에 2018년으로 운영이 끝나는데 4년여 일구어 온 혁신학교의 열매가 굳건해지고 수학을 하기 위해서는 1-2년 재 연장 지정을 받고 싶다고 한다. 또한 현재의 교직원 인적 구성이 계속적으로 이 일을 추진하기 위해 1교 5년 근무 기간에 얽매이지 않고 근무 기간을 연장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바램이다. 이미 혁신학교 운영 연장과 교사 근무연장은 전북 장흥 등에서 실시되고 있어 충남에서도 적극 검토하여 주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교사는 학생들의 거울이다.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들이 행복하다라는 어느 교육철학자의 말을 생각해 보며 반곡초등학교의 혁신학교 열매가 알차게 영글기를 기대하며 교문을 나왔다.

한편, 국방대학교가 올 8월 경 바로 반곡초등학교 옆으로 이전 됨에 따라 학생수가 늘 것으로 예상되어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지금부터 새 가족을 맞을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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