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경기도 교육의 위대한 새 출발의 자리에 서 있습니다. 자리를 함께 하신 경기교육가족 여러분, 지금 우리 앞에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꿈꾸던 길입니다. 우리가 간절하게 찾던 길입니다. 지난 6월 4일 경기도의 1,250만 도민들이 뜻을 모아 이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제가 가야 할 길입니다. 여러분이 함께 가야 할 길입니다. 우리가 앞서 가면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갈 수 있는 그런 길입니다. 희망의 길입니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의 침몰은 우리 사회의 침몰이었습니다. 단원고등학교의 사랑하는 250명의 학생과 12분의 존경하는 선생님들이 꽃잎이 되어, 바람이 되어, 저 하늘 높은 곳으로 떠나가셨습니다. 남은 우리들은 비통한 슬픔 속에 절망하였습니다. 땅이 좌절하였습니다. 하늘이 슬픔에 빛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온통 노란색 리본으로 바뀌었습니다. 아직도 우리는 11명의 실종자들을 목놓아 부르며 기다립니다. 그리고 다짐합니다. 단 한 명도 결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들 속에 꿈으로 희망으로 열정으로 살아 있는 그대들을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다짐합니다. 4.16 이전의 세계와 그 이후의 세계는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새로운 세계, 거짓과 위선이 없는 세계, 부정과 불의가 사라진 세계, 사욕과 수탈이 없는 세계, 그리고 돈보다도 힘보다도 사람이 더 귀하고 귀한 그런 세계를 만들어 그대들에게 바칠 것입니다.

 

세월호의 참극에서 길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 근본적으로 경기교육부터 바꿀 것입니다. 바르게 바꿀 수 있는 것은 모두 바꾸어 갈 것입니다.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한 생각을, 아름다운 꿈을,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해 학생과 선생님이 마주하는 교육현장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할 것입니다. 바로 그곳으로부터 생각(思)하고 그곳에서부터 출발(行)할 것입니다. 오늘의 학교 체제는 학생들의 창의성(Creativity)을 존중하고 확장시키기 보다는 무너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학교가 장벽이나 틀이 되어 학생을 가두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교육의 혁신은 해체가 아니라 형성에서 찾아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교육청, 교육지원청은 새로운 ‘형성’을 해 나가겠습니다. 학생과 선생님의 교육현장을 가로막고 창의성을 무너뜨리는 교육제도를 모두 바꾸어 가겠습니다. 새로운 학교와 새로운 교실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혁신학교입니다. 경기도의 혁신학교를 반드시 성공시켜 경기도의 미래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교육의 등불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인수위원회 참여게시판에 올린 글 가운데 반영할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실천에 옮기겠습니다. 학생들이 요구하는 아침 9시 등교도 꼭 실현하겠습니다. 벌점제도 반드시 폐지할 것입니다. 너무 많은 시험도 과감하게 줄이겠습니다. 학부모지원센터를 만들어 학부모들이 만족할 수 있는 교육지원체계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교육청의 직제를 개편하여 학교의 모든 분야에 안전을 책임지기 위한 안전지원국을 신설하고 책임자를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세우겠습니다. 경기도지사와 함께 힘을 모아 필요한 법을 제·개정하고 교부금의 배정기준을 합리적으로 수정하여 교육재정확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경기도 교육을 위협하는 것이 여러 가지 차별입니다. 차별해소의 방법을 찾고 이를 이행하겠습니다. 어젯밤 자정까지 올라온 774건을 하나하나 실무적으로 검토하여 실행여부를 밝혀 드리겠습니다. 시민참여의 교육행정을 위하여 경기도청, 시민사회단체, 교육계와 광범위하게 논의하여 거버넌스 체제를 운영하겠습니다. 또한 경기도지사, 의회 및 경기도의 모든 자치단체와 긴밀한 협조 아래 자치교육의 굳건한 기반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전국 17개 광역시도의 모든 교육감들과 함께 미래교육의 새로운 길을 열어 나가겠습니다. 우리 모두 이 혁신의 길을 함께 갑시다. 우리 모두가 혁신의 주체입니다. 함께 해 주십시오.

 

앞으로 경기교육은 우열을 갈라 친구를 경쟁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함께 ‘협력’의 동반자 관계가 되도록 도울 것입니다. 혼자만 앞서 가는 것이 아니라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삶의 지혜를 나누어 가겠습니다. 교육감이 먼저 동행자가 되겠습니다. 우리 모든 학생들이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동행할 것입니다. 대화를 하겠습니다. 사랑을 나누겠습니다. 손을 내밀겠습니다. 교육감이 아니라 그저 다른 선생님과 같은 선생님이 되겠습니다. 공정한 평가와 공정한 인사 그리고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새로운 인사제도를 통하여 선생님의 자부심과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교권보호조례 제정을 통해 현장교사를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습니다. 나아가 청렴성과 책임성의 역할모델이 되는 경기교육을 함께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오늘처럼 둘러 앉아 내일을 이야기하면서 미래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민주시민의 책임을 공감하면서 평화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한반도의 평화가 마침내 한반도의 통일의 역사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갈 것입니다. 내일이 바로 여러분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 새 역사의 문을 열고 있습니다. 저 너머에 빛나는 무지개의 꿈을 함께 나누면서 힘차게 떨쳐 일어섭시다. 경기교육가족 여러분에게 영광의 내일이 열릴 것입니다. 이제 힘차게 문을 열고 출발합시다.

 

끝으로 조동화 시인의 詩, “나하나 꽃피어”를 읽어드리는 것으로 제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나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너도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나도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 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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