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의 참 의미

두서없이 여러가지 얘기를 나열하다가 어느덧 연재를 종료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학교는 왜 존재하는 걸까요? 학교는 아직 어린 학생들을 지도하는 곳이며, 학생을 지도하는 목적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마도 가장 큰 목적은 다음과 같이 얘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인이 되어 사회에 진출했을 때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정도의 지적, 경제적 능력을 갖추고, 사회 전체를 위해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유무형의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길러내는 것.

이건 제가 맘대로 생각해 본 것이지만, 누가 정의를 내리더라도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가령 구걸을 잘 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학교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혹은 사기치는 법을 가르치려는 선생님은 없을 것입니다. 적어도 정상적인 학교라면 그럴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지금 존재하는 학교에서 짚신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짚신을 만들어서는 그 학생이 사회에 진출했을 때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데 하등의 도움이 안 될뿐 아니라, 짚신 만드는 직업을 가지게 되더라도 자부심을 느끼기는 어려울테니 말입니다. (무형문화재를 길러내는 것같은, 다소 특이한 목적의 경우는 예외로 해야겠지요.)

학교에 스마트교실을 만들고, 디지털교과서를 보급하고, 교과교실제를 지도하는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사회는 그런 환경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야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경제적 활동을 문제없이 할 수 있고, 또 세계의 인재들과 경쟁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학교가 앞으로 어떤 변화를 겪을지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수업시간, 수업내용, 수업의 수준 등이 획일적으로 적용되던 것이, 학생들의 희망, 능력 등에 따라 차별적으로, 맞춤식으로 적용될 수 있는 시설과 환경을 갖추게 되고

2) 지식의 전달을 통한 수업이, 토론과 교류, 검색과 가공과 같이 보다 자율적이고 협업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3) 교육의 목표가,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에서 사회를 이끌어가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으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볼까요? 비행기를 다고 여행을 할 떄, 예전에는 모니터에서 영화를 하나 틀어주고 승객들은 그것을 보거나, 아니면 보지 않거나 하는 두가지의 선택권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코노미석이라도 개인용 모니터가 있고 승객들은 자기가 보고싶은 영화를 선택해서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고, 더 나아가 영화를 보다가 졸리면 중지했다가 잠을 깬 후 다시 연이어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같은 영화이지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이 엄청나게 바뀐 것이지요.

즉, 이제는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보다 다양한 요구를 거리낌없이 하고, 또 기술적으로 그것을 들어주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본인도 모르는 욕구를 알아내어 추천해 주는 것도 가능해 졌습니다. 페이스북을 사용하다 보면, 오래 전에 연락이 끊긴 친구를 추천해 주는 탓에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이 좋아 나쁘다를 떠나, 페이스북이란 회사의 경쟁력은 내가 입력하고, 내 친구들이 입력한 정보를 조합하고 분석하고 가공해서,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정보를 제공해 주는 수준의 서비스를 실현한 기술력에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이런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사회를 이끌어 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인재는 그런 환경을 갖춘 교실에서 태어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학교의 변화가 성공하려면 시설보다는 교사, 학생, 학부모들의 의지와 노력이 더 중요하겠지만 여하튼 눈에 보이는 준비는 이렇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거두어 우리나라가 앞으로도 세계적인 정보화 강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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