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온 나라가 들썩이더니 다행히 한동안 28번째 확진환자를 끝으로 추가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아 진정국면으로 접어드는가 했는데 지난 주말 29번째, 30번째, 31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하면서 다시 우리 사회를 긴장하게 하고 있다. 특히 이번 확진환자의 경우는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봉사활동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저소득층,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 대한 감염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거기에다 대구에서 31번째 환자가 발생하면서 본격적으로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되는 신호탄은 아닌지 공포에 가까운 두려움에 온 국민이 염려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형태를 보면 확진환자가 발생하면 환자의 동선을 파악한 다음 환자가 다녀간 곳은 대부분 일정기관 폐쇄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확진환자가 다녀간 병원, 어린이집, 학교, 백화점, 마트 등 가릴 것 없이 모든 곳을 일정기간 동안 폐쇄해 버린다. 여기에다 예방적 차원에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 회의, 강연 등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하기도 하고, 심지어 취약계층에게는 중단되어서는 안 되는 무료급식 등 사회복지 서비스도 앞 다투어 중지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며칠 전 지역신문에는 무료급식소들이 문을 닫으면서 급식소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분들이 굶게 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기사가 뜨기도 했다. 하여 이 기사를 SNS에 링크하면서 머리글에 코로나 때문에 굶어죽게 되었다고 했었는데, 정말이지 코로나19가 가난한 사람들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이런 현상을 대변이라도 하듯 요즘 벧엘의집도 코로나19로 인해 무료급식을 중단하는지에 대한 문의전화가 많이 온다. 그런데 무료급식 중단에 대한 문의전화 대부분은 정작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당사자들이 아니라 자원봉사자들의 전화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나 염려로 봉사활동을 잠시 중단하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번 생각해보자. 복지기관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 서비스가 중단되면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무료급식이나 도시락 배달이 중단되면 그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던 사람이나 무료급식소를 이용하던 사람은 고스란히 굶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무료진료소가 문을 닫으면 진료소를 이용하던 환자들은 아파도 갈 곳이 없다. 복지관을 이용하던 사람들도 복지관이 문을 닫으면 그 기간 동안 복지관의 사회복지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이건 아니지 않은가? 백화점이 문을 닫으면 다른 백화점을 이용하거나 다른 쇼핑몰을 이용하면 되지만 무료급식 등 사회복지서비스는 다른 대체수단이 없다. 그런데도 코로나19로 무작정 잠정 폐쇄로 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어쩌면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무료급식소 등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사회복지 대상자들에게 유일한 복지서비스가 중단되는 것은 아닐까?

하기에 벧엘의집은 그 어떤 활동도 코로나19로 인해 중단하거나 줄일 수 없는 것이다. 대전역 무료급식도 지금까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정해진 날은 단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이어 오고 있는 것이다. 무료진료도 마찬가지로 휴일이라고, 명절이라고 쉬지 못하고 정해진 날은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거리 노숙인이나 쪽방주민들에게는 무료급식소가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무작정 잠정 폐쇄나 중단이 유일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리 노숙인이나 쪽방주민들의 유일한 생계수단까지 중단하는 것은 어쩌면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꼴이 아닐까 싶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럴 때 일수록 좀 더 지혜를 모아 이 위기를 잘 넘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다시 한 번 힘을 내자. 사랑과 연대의 힘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나아가 우리사회가 살맛나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도록 하자.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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