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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출발선에 서면서
원용철 목사  |  bethelhouse52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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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10  12: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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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나님에게서 받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요한1서 4:22)

경자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벧엘의집 창립 20년을 역사의 한 페이지로 넘기고 새로운 20년을 향해 활기찬 첫 발을 내딛는 원년이 되는 해입니다. 먼저 벧엘의집 가족 모두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이 충만하길 기원합니다. 지난 해 우리는 20년 동안 기적의 역사를 써온 하나님의 섭리와 동지들의 동행에 감사하며, 새로운 20년을 향한 새로운 출발을 할 것을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년의 감격을 넘어 새로운 20년의 역사를 다시 써 가자고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2019년을 출발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20년을 향해 출발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함께 달려왔듯이 다시 한 마음으로 20년을 달려가야 합니다. 다시 일어섭시다. 그리고 희망의 노래를 부르며 다시 출발합시다. 그것이 올해 성년이 되는 벧엘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첫 고백을 다시 기억하며 하나님의 공의가 하수같이 흘러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존귀한 형상대로 존중되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라고 했던 것입니다.

돌아보면 벧엘의집은 창립 이후 지금까지 하나님의 선교를 통한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공의를 실현하려고 노력했으며, 감리교 창시자인 요한 웨슬리의 사회구원을 목표로 삼아 실천해 왔으며, 목원신학의 뿌리인 이호운 신학의 핵심인 흙에 개어진 말씀인 복음의 대중화와 민중화를 실현하기 위해 달려왔으며, 세상의 수많은 교회 가운데 또 하나의 교회가 아닌 새로운 교회로 빈들에서 외치는 자의 소명을 다하겠다는 빈들 정신을 실현하려고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지난 20년 동안 우리가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며 달려왔던 벧엘정신 이었습니다.

벧엘정신을 실현하고자 달려온 20년은 한 마디로 표현하면 기적의 역사였습니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 하나님의 기적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매순간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벧엘이 가야할 길을 여셨고, 채우셨습니다. 처음 출발도 그랬고, 지금도 하나님은 당신의 방법으로 당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이끌고 계십니다. 벧엘의 역사는 오병이어 기적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계산법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도 당신이 필요하면 이루게 하셨던 것입니다. 이것이 지나온 벧엘 20년의 역사였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기적의 역사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벧엘 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7대 실천 강령을 세우고 흔들림 없이 그 길을 달려왔기에 가능했습니다.

첫 번째 실천 강령인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로서의 벧엘이 되도록 했습니다. 하나님의 선교에서 교회는 세상을 섬기는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의 삶의 자리에 그리스도가 있게 하는 것이 선교의 본질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들의 삶의 자리에 그리스도가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선교는 교회밖에 있는 소외되고 고난 받는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회의 관심은 옥에 갇히고, 헐벗고, 굶주리고, 외롭고, 나그네 된 사람들을 향해 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벧엘은 이런 하나님 선교의 본질을 쉼 없이 실천해 왔습니다.

두 번째 실천 강령인 새로운 영성운동으로의 벧엘이 되도록 했습니다. 새로운 영성운동이란 바로 케노시스의 영성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케노시스의 영성은 자기 비움과 나눔, 봉사와 헌신을 말합니다. 이런 케노시스의 영성이 구체적으로 표현되는 장이 바로 교회 밖인 세상이고, 우리 벧엘은 케노시스의 영성을 실현하기 위해 거리 노숙인들, 쪽방노숙인들과 동고동락하며 그들이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소중한 존재로 설 수 있도록 애써 왔습니다.

세 번째 실천 강령인 초대교회의 고백을 이어가려고 했습니다. 최초의 예루살렘 교회는 이 땅의 모든 교회들이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가장 이상적인󰡐디아코니아 공동체󰡑의 참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디아코니아 공동체󰡑는 성령으로 거듭난 무리들의 사랑과 나눔의 공동체였습니다. 거기에는 핍절한 사람이 없고(행4:24) 홀로 분에 넘치게 소유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이들은 나의 것, 너의 것이라고 하는 소유의 개념을 뛰어넘어 가장 이상적인 공동체 사회를 이루었던 것입니다. 벧엘은 비록 가난하지만, 비록 부족하지만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보려고 했던 것입니다.

네 번째 실천 강령인 세이비어교회의 영성과 사역공동체를 이루려고 했습니다.세이비어교회의 사역의 핵심철학인 영적인 삶을 통해서 주님을 닮아가는 삶을 추구하고, 주님이 보여주신 긍휼의 마음으로 지역사회를 섬기며, 주님이 섬기셨던 가난한 자, 버림받은 자, 소외받은 자들을 섬기는 일에 헌신하며, 용기와 희생적인 삶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헌신하는 사역공동체를 이루려고 했습니다.

다섯 번째 실천 강령인 빈들정신을 실현하는 사역자로서 서는 것이었습니다. 벧엘의집은 빈들공동체의 창립고백인 불의와 거짓이 승리하는 세상을 향하여, 무사 안일해져가는 교회를 향하여, 타성에 젖은 우리 자신을 향하여, 빈들에서 외치는 자의 사명을 다하고자 또 하나의 교회가 아닌 새로운 교회를 이루기 위한 실천의 장입니다. 그러므로 벧엘의집은 생명살림과 평화 공동체의 구체적인 현장으로서 사명을 다해 왔습니다.

여섯 번째 실천 강령인 지역사회 운동체로서 자리 잡으려고 했습니다. 벧엘은 지난 20년 동안 이 지역에서 새로운 지역사회 공동체를 만들어 보려고 했습니다. 이는 지역사회 안의 문제를 단순히 몇몇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대안을 찾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 스스로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 문제의 해결책을 강구하도록 일깨우고, 조직하고, 움직이도록 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입버릇처럼 쪽방주민 중에 기초단체 의원이 나오는 것이 내 꿈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일곱 번째 실천 강령인 새로운 공동체 운동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20년의 벧엘운동은 사회구조적으로 내재해 있는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제시를 넘어 새로운 제도나 구조를 실험하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사회 문제에 대한 단안이 아닌 인간 본질의 삶의 터전을 만들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보는 네오테제로서의 공동체를 실현해 보려고 했던 것입니다.

이 모든 실천 강령을 한 마디로 줄인다면 인간다움의 세상을 여는 우리의 몸 짓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 20년을 사람다움의 세상을 향해 함께 마음을 모아 달려왔던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새롭게 달려가야 할 20년의 첫 자리에 섰습니다. 새로운 20년은 어떤 목표, 어느 방향으로 향해 달려가야 할까요? 처음이 그랬듯이 분명 당신이 일하실 것입니다. 벧엘은 남녀노소, 지위고하, 빈부귀천에 상관없이 모든 이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품고, 하나님의 공의가 강물처럼 흘러넘치는 하나님의 집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어 낸 것은 없지만 분명 앞으로 20년도 당신께서 이끌어 가시며 당신의 뜻을 이루어 가실 것임을 믿습니다. 때론 우리의 생각을 통해, 때론 우리의 행동을 통해, 때론 시대의 징조를 통해 처음 고백을 이루어 가도록 하실 것입니다. 그러기에 새로운 20년은 지금까지 다져온 기초위에 하나님의 집을 지어 갈 수 있어야겠습니다. 우리가 함께 협력하여 복음을 흙에 개고, 선한 사마리아 그리스인의 길을 간다면 분명 시편기자의 말씀처럼 주님은 때론 비틀거려도 결코 우리의 손을 놓지 않으실 것입니다.

우리는 분명 지난 20년 동안 고백했던 창립정신과 실천 강령들을 더욱 내실 있게 실천해 가야 합니다. 새로운 방향과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지난 20년의 고백을 잘 정리하고 다듬어서 다시 출발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우리는 다시 20년을 향한 첫 출발선에 선 것입니다. 그렇다고 반복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앞을 향해 전진해야 합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요? 그것은 단 한 가지입니다. 지난 20년의 역사는 창립자를 중심으로 하는 역사였다면 이후 20년은 우리 모두의 역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20년의 새로운 지도력으로 세워져야 합니다. 창립자 한 사람의 생각이 아닌 우리 모두의 생각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만들어야 합니다. 나는 그 그릇이 바로 공동 지도체제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만이 다음을 준비할 수 있기도 합니다. 내가 벧엘의집 정신을 만들어 가고, 내가 강령을 만들고, 내가 대표라는 자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그런 자임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제 지난 20년의 고백과 실천 강령들을 우리 모두의 말과 생각으로 바꾸고 새로운 20년을 향해 출발합시다. 주님이 일하시도록 새로운 20년을 향해 힘차게 달려갑시다. 사랑하는 벧엘가족 여러분! 우리가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나님에게서 받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요한1서 4:22) 경자년 새해에는 모두에게 행복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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