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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전 노숙인 선언-사람답게 살고 사람답게 죽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원용철 목사  |  bethelhouse52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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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03  18: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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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짓날, 2019년 노숙인 추모제로 다시 모였다. 동지는 ‘겨울이 끝났고 새해가 온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빈곤의 삶으로 긴 밤을 지새워야 하고 온갖 두려움과 배고픔 그리고 매서운 추위를 견디며 생명을 부지해야 하는 쪽방과 거리의 겨울은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오늘은 가장 혹독한 추위, 배고픔, 외로움과 싸워야 하는 날이다.

오늘 우리는 외롭고 쓸쓸히 생을 마감한 채 하늘로 돌아간 이웃을 추모하려 한다. 누가 이들을 거리로 내몰았는가? 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상실한 채 죽어가야만 했는가? 이는 돈(자본)을 모든 가치의 근본으로 삼는 사회, 절망의 굴레를 씌우는 경제적 불평등과 불공정, 양극화의 심화라는 강도질에 난도질당한 결과인 것이다.

고통스러웠던 삶을 뒤로 한 채 예년보다 훨씬 더 많은 31명의 고인의 영정을 모시고 이제는 빈곤의 그늘 속에 외롭고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는 이들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2019년 가난하더라도 사람답게 살고 죽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우리의 요구를 선언하는 바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노숙인 기본소득제(basic income)를 도입하라!
노숙인을 발생시키는 구조적이며 근본적인 요인은 빈곤 문제이다. 어떻게 하면 노숙인이 희망의 끈을 붙잡고 빈곤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일자리가 더는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일자리를 늘려 해결하겠다는 것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경제의 발전과 성장을 통한 낙수효과 또한 허구적 논리라는 것이 드러났다. 저임금과 불안정노동의 장기화로 ‘워킹푸어’(working poor)가 일반화되고 자영업자의 몰락, 빈곤의 대물림 등은 빈곤이 개인의 차원을 벗어났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기본소득제(basic income)는 재산이나 소득의 유무, 노동의 여부나 노동 의사와 관계없이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기초적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모든 국민이 적절한 삶을 보장받음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으며 복지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다. 선별적 복지나 현물지원, 보조금 지원 방식은 선별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하며 선별 시 누락 계층이 발생할 수 있다. 사회적인 낙인 효과가 없어지고 생계형 범죄가 사라질 것이다. 제도 유지를 위한 막대한 재원과 인력을 줄이고 쉽지 않은 심사서류와 신청서 준비에 시간과 노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어진다.

현재의 빈곤 해결 방식인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일정 소득이 생기면 생계급여가 중단되어 일을 못 하도록 하는 등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이다. 당장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소득제 시행이 어렵다면 먼저 노숙인을 대상으로 실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적절하고 안전한 주거를 보장하라! 또한, 비 주거에 대한 안전기준 수립하고 쪽방 등을 투기수단으로 이용하는 빈곤 비즈니스를 근절하라!
주택 보급률 100%가 넘어가면서 주택 보급이 아니라 주거의 복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화장실•부엌•세면실 등 부대시설을 갖춰져 있지 않은, 한 사람이 겨우 누울 수 있는, 건물이 노후 하여 혹한기(酷寒期)의 혹독한 칼바람을 막아줄 수 없고 혹서기(酷暑期 )면 찜통이 되는 사람이 살 수 없는 적절하지 않은 비주거(非住居)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노숙인은 이러한 비 주거 형태에서 생활하는 주거 취약계층이라고 할 수 있다.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0조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노숙인 등의 적절한 주거생활’을 위해 주거 지원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 35조는 모든 국민이 국가에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권리와 쾌적한 주거생활 유지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렇듯 국가는 모든 국민이 적절하고 안전한 주거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하여 헌법과 각 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주거를 보장해야 한다.

대표적인 비 주거이며 적절치는 않지만, 쪽방 등은 노숙인에게 최후의 쉼터로 기능하고 있다. 이러한 순기능을 인정하고 현재 생활인들을 위해 쪽방 등 비 주거에 대한 안전기준을 수립하여 주택의 소유자가 이를 지키도록 해야 한다. 또한, 주거 난민에 가까운 쪽방 생활인에게 비인간적인 공간을 제공하면서도 탈세에 이용하고 착취에 가까운 높은 월세로 착복에 가까운 임대업을 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노숙인에게는 최후의 주거인 쪽방 등을 투기수단으로 이용하는 빈곤 비즈니스 행태가 근절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접근과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다.

건강할 수 있는, 삶의 기회를 보장하고 이를 위해 대전의료원을 조속히 설립하라!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전국의 무연고 사망자는 2,549명으로 2017년 2010명에서 무려 26%나 증가했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사망자 집계는 기준이 제각각인 데다, 기초생활수급자를 무연고 사망자 통계에 포함하지 않는 지방정부도 있어 실질적인 무연고 사망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무연고 사망자의 대부분은 거리 노숙인, 쪽방 생활인 등으로 대표되는 노숙인이다. 또한, 노숙인의 평균 자살률은 일반인의 6배라고 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위장, 십이지장 궤양 등 염증으로 인한 사망은 일반인의 8배, 결핵으로 인한 사망의 경우 일반인의 44배에 달한다. 노숙 상태의 스트레스는 전쟁에 참여한 군인의 스트레스와 같다고 한다. 노숙인은 전쟁 같은 삶을 사는 것이다.

국가는 ‘건강할 수 있는 삶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수술이 필요할 때 돈이 없어도 수술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아프면 병원에 갈 수 있도록 그 문턱을 없애야 한다.

이의 해결을 위한 첫걸음은 공공병원 설립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대전은 대표적 공공병원인 의료원이 없는 3개 광역시 중 하나이다.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평가를 받는 중이다. 하지만 지난 7월 15일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대전광역시가 참여한 기재부 1차 점검 회의에서 경제성, 정책성, 균형발전의 3대 평가 항목 중 경제성 분야에서 B/C값이 미달 되는 것으로 발표했다. KDI의 분석결과가 경제성 분석에서 총괄비용이 편익보다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공의료는 사회적 편익의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대전시민이 더 많이 아파야 돈을 벌 수 있는 의료원이 아니라 병이 더 커지기 전에 환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보건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믿을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이 필요한 것을 어떻게 수익성 측면에서만 판단할 수 있겠는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평가를 신속 통과하고 대전의료원을 조속히 설립해야 할 것이다.

여성 노숙인을 위한 보호 대책을 수립하라!
여성 노숙인은 신체적 폭력, 성적 폭력, 집단 성폭력 등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가 하면 길거리에서 행방불명되기도 한다. 그런데도 여성 노숙인(노숙)이 응급으로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 노숙인을 위한 지원 시설 또한 남성 위주로 만들어져 여성 노숙인에 대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노숙인 정책에서도 여성이라는 특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여성 노숙인을 위한 복지는 잔여 복지, 남으면 돕는 수준인 상황이다. 대전의 경우 여성 노숙인을 위한 시설은 한 곳도 없다는 것은 너무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여성 노숙인의 안전을 위한 보호 대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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