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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차 캄보디아 의료봉사활동을 다녀와서(下)
원용철 목사  |  bethelhouse52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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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26  06:2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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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이어서) 출발 2주일 전, 현지에서 쓸 약품 등을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어떤 시스템으로 진료할 것인지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의료팀과 준비팀이 만났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강교수 가족이 독실한 그리스도인이었기에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이번 캄보디아 의료캠프를 통해 강교수님과 내게 하나님이 어떤 음성을 들려주실는지 듣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툭 튀어나왔다. 처음 캄보디아 의료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이 2007년이니 올해가 13년째가 된다. 그러니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고 그때마다 열정과 고집으로 고비들을 넘기며 달려왔다.

그런데 3년 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나서부터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나 할까? 잠시 쉬면서 정리를 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매년 내년에는 한 해 쉬면서 지금까지 과정을 정리해 보아겠다고 하지만 때가 되면 무슨 의무처럼 준비하고 출발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준비과정부터 너무 힘들게 하니 2020년에는 정말 한 해 쉬면서 정리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처음 동행하는 의사에게 하나님께서 뭐라 하시는지 듣자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그 말은 강교수에게 한 말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한 말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18차 캠프는 단 한 명의 심장병 어린이라도 찾아내면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것이라는 강교수님의 열정과 내게 하나님이 뭐라고 하실지 듣는 시간이 되길 기대하며 출발했다. 다행히 모든 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첫날 찾아간 곳은 산골 마을인 품마품몽인데, 사실 이곳은 10여년 전 충남대학교병원 윤환중교수팀과 희망진료센터 소장인 송관욱소장님이 함께 갔던 곳으로 처음으로 베이스캠프인 깜퐁츠낭 시내 숙소까지 돌아오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처음으로 현지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진료를 했던 곳이다. 오지 마을이니 당연히 전기는 없고, 가는 길도 험하여 하천을 건너야 하고, 쓰러진 나무들을 정리하고 나서야 앞으로 갈 수 있을 정도로 험난한 여정이었다. 어렵게 도착한 품마품몽교회는 예전과 달리 매우 조용하고 한적했다.

첫날 진료 활동은 염려했던 것과 다르게 현지 스텝의 도움으로 무리 없이 잘 진행되었다. 거기에다 강교수의 말대로 12세, 5세 여아의 심장병도 찾아냈다. 다행히 12세 여아는 수술하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컸지만 5세 여아는 반드시 수술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내 머릿속은 다시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어느 병원에서 수술해야 하나? 수술비는 또 어떻게 마련해야 하나?.... 내년에는 한 해 좀 쉬려고 했는데... 우선 5세 여아인 쓰러이 닛의 수술을 위한 준비를 하기로하고 첫날 일정을 마쳤다. 그 뒤의 다른 일정들도 별 무리 없이 순탄하게 잘 진행되어 6박 8일간의 일정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었다. 그래서 공항으로 가기 전 프놈펜에서 저녁 식사를 하며 잠시 평가의 시간을 가졌는데 그 자리에서 에덴교회가 캠프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딸기쨈을 만들어 파는 등 1년 동안 준비했다는 이야기는 듣는 사람들에게 큰 울림이 되기도 했다.

이제 귀국하기만 하면 모든 일정이 끝난다. 그런데 갑자기 프놈펜 공항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바로 에덴교회팀 9명의 항공권이 전날 출국하는 일정으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이미 기한이 만료된 항공권이 된 것이다. 방법은 대기석에 이름을 올려놓고 빈자리가 생기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빈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하루에 한 대 밖에 없는 비행기니 이번 비행기를 타지 못하면 꼬박 하루를 기다려야 하고, 하루를 기다려도 좌석이 있다는 보장이 없으니 난감하기만 했다.(40분 앞에 출발하는 대한항공이라도 좌석이 있으면 현장에서 발권하려고 했지만 만석이었다.)

다행히 내 좌석을 포함하여 5자리가 생겨 5명은 먼저 보내고 나머지 4명을 인솔하여 다시 프놈펜 호텔로 향했다. 다음날도 남는 좌석이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잠도 제대로 오지 않았다. 간신히 잠을 청하고 다음 날 아침부터 좌석을 점검했다. 다행히 점심때쯤에 항공권이 마련되었다. 항공권 때문에 신경을 쓰다 보니 아침, 점심도 거른 채 저녁 한 끼를 간신히 먹고는 공항에 도착하여 라운지에서 잠시 쉰다는 것이 잠이 들어버린 것이다. 정신없이 일어나 간신히 비행기에 올라탄 후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일행들이 날 찾아 공항을 헤집고 다녔다고 한다.

정말이지 이번 18차 캠프는 출발 전부터 돌아오는 순간까지 잠시도 긴장하지 않으면 안 될 많은 변수로 고된 일정이었다. 그러니 더더욱 내년에는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어쩌면 그것이 하나님께서 내게 보내는 신호 같기도 했다. 그런데 캠프 사진을 정리하여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린 순간 양영모선생님이 이번에는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내년에는 꼭 함께하겠다는 답글을 단 것이다. 곧바로 먹이를 낚아채는 독수리처럼 반사적으로 또 내년 캠프를 머릿속에 구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거기에다 다솜회 회장인 현성용장로님을 만나 이번 캠프에서 불소 도포를 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은 끌러바으초등학교를 위한 내년 계획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끌러바으초등학교는 2년 전 동구청 신우회인 다솜회가 5년에 걸쳐 교실 두 동을 건축한 시골의 아주 작은 분교다.) 수없이 잠시 멈추었다 가자고 했건만 이미 내 머릿속은 내년 19차 캠프로 가득 차 있다.

이것이 내가 가야 할 길이라면 불평하지 말고 기쁜 마음으로 가야겠지. 잠시 쉬었다가 가자는 것도 어찌 보면 배부른 소리일지도 모른다. 그저 지어주시는 대로 감사하며 최선을 다하여 그 길을 가면 될 것이니 아무리 많은 변수가 생겨 당혹스럽고 고된 일정이라도 그저 기쁨으로 길을 가야겠지....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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