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연령 대상…주의산만, 기억력 감퇴 초래

지난 5월 ‘세계정신의학 저널(World Psychiatry)’에 발표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이 인지 기능의 특정 영역에서 급격하고 지속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는 우리의 주의력과 기억력에 영향을 끼친다.

웨스턴 시드니 대학, 옥스퍼드 대학, 하버드 대학 등의 연구자들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수백 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기억 및 인지능력 테스트, 뇌 스캔을 통해서 인터넷이 인지 기능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관한 몇 가지 주요 가설을 조사했다. 그간 연구는 특정 연령층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이번에는 전체 연령층을 대상으로 폭넓게 진행된 것이 특징이다.

연구는 주의력, 기억과 지식, 사회적 관계의 세 가지 범주로 나눠 진행되었다. 우리 삶의 전반에 걸친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서 청소년과 노인 간의 차이, 온라인 의존의 장단점을 비교했다.

▲ 인터넷이 인지 기능의 특정 영역에서 급격하고 지속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Pixabay/ScienceTimes

주의 분산·집중력 저하

프로젝트를 주도한 웨스턴 시드니 대학의 조셉 퍼스(Joseph Firth) 박사는 “높은 수준의 인터넷 사용은 실제로 뇌 기능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일례로 인터넷에서 나오는 프롬프트와 알림의 무한한 흐름은 주의를 분산시켜서 단일 작업에 대한 집중력이 저하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일과 시간 이외에 컴퓨터로 온라인 접속을 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SNS 알림 메시지와 여러 미디어 정보는 사람의 두뇌가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없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계속 새로운 자극을 받으면서 주의산만으로 이어지게 된다.

단기 기억력 감퇴

필요할 때마다 온라인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두뇌의 정보 저장 방식을 변화시킨다. 구글 검색과 위키피디아에 의존하면서 스스로 기억할 필요성이 적어지고, 이는 단기 기억력 감퇴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인터넷은 외부 메모리 또는 임시 메모리처럼 작용하면서 단기 기억을 대체한다. 일시적 기억은 수만 년 동안 인간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었고, 지역 사회의 다른 구성원에게 정보를 아웃 소싱하는 과정에서 지식의 원천이 누구인지 알릴 수 있었다.

이러한 작용이 사라지면 그룹 차원에서는 유익하지만, 개인의 역량은 감소하게 된다.

사회관계, 온·오프라인 별 차이 없어

사회적 관계와 유대감은 스트레스 해소와 행복의 중요한 요인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회 네트워크는 규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유대감의 깊이가 다를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사람은 평균적으로 150개의 ‘우정’을 간직할 수 있는데, 친밀도에 따라서 5계층으로 구분해서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먼 사람으로 차등 인식한다.

조사 결과에서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심지어 온라인 게임 사용자 간의 우정도 일반적인 우정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통적인 사회관계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도 똑같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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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범위한 연구의 결과는 기존 예측과 극적인 차이를 보이진 않았으나, 몇 가지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젊을수록 인터넷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SNS를 비롯한 온라인 기술의 확산은 학부모와 교사에게 중요한 문제다. 많은 교사는 요즘 학생들이 주의산만을 겪고 있다고 여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18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어린이(2~5세)는 하루에 1시간 이내로 인터넷에 노출되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대다수의 연구는 성인층을 대상으로 시행된 것이 밝혀져서 아동과 청소년층의 인터넷 사용에 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퍼스 박사는 “아이들과 함께 온라인 생활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야기하는 것은 중요하다.”라며 잠재된 악영향을 피하기 위해서 아이들이 운동과 같은 사회적 상호 작용 활동 시간을 늘리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SNS나 게임에 의존해서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청소년층의 문제도 다양한 시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회성 부족은 정서 장애, 범죄, 자살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활동을 막는 것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존 토러스(John Torous) 박사는 “이 보고서는 우리가 디지털의 영향에 관해 더 많이 배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정신 건강과 뇌 건강에 관한 일부 측면에서 확실히 새로운 잠재적 이익이 있지만, 잠재적 위험에도 대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공동 저자인 옥스퍼드 대학 조시 퍼스(Josh A. Firth) 박사는 “이제 인터넷이 사회적 기능을 실제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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