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近代)라는 말을 국립국어연구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① 얼마 지나가지 않은 가까운 시대, ② 역사의 시대 구분의 하나로, 중세와 현대 사이의 시대.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1876년의 개항 이후부터 1919년 3ㆍ1 운동까지의 시기를 이른다’라고 풀이하고 있다. 풀이는 그렇게 했어도 대략 1800년대에서 1900년대 전기 쯤 약 100여년의 기간을 근대라고 보는 학자들도 있다.

우리의 역사 뿐 만아니라 근대 세계사도 열강의 물고 물리는 각축전이었다. 어쨌든 1876년 외세에 의한 개항은 이 땅에 격동적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면서 1905년 을사늑약 이후의 우리의 근대사는 구국을 향한 저항과 민족정신 표출로 대변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흔히 역사를 민족의 뿌리라고 한다. 오래된 역사는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해 주는 큰 뿌리이다. 큰 뿌리가 나무의 몸통을 지탱해주고 작은 뿌리가 물과 영양분을 흡수하여 살아가듯 근대사는 미래 민족역사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잔뿌리이다. 그래서일까? 서울 강북구, 파주, 군산, 부산, 대전 등 지역마다 근현대사박물관(전시관)이 있어 역사의 교훈을 주고 있다.

6월-호국보훈의 달이다. 필자는 대전근현대사전시관을 둘러보았다. 근대 신흥도시라고 할 만한 대전의 근현대사는 어찌 보면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의 축소판이라고 할 만큼 격동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전은, 비록 일제에 의해 놓여진 철도지만 그로 인해 경제와 문화교류가 발달되고 영남과 호남에서 서울을 잇는 교통의 중심지가 됐다. 을미사변에 따른 최초의 의병이 유성에서 일어났고, 국채보상운동, 사립학교 설립의 애국계몽운동, 전통적 질서를 재건하고자 한 우암 송시열의 후손과 후학들이 중심이 된 위정척사론, 전국적인 활동을 한 화양소제고적보존회, 1919년 3월 18일 대전 인동장터의 만세운동, 1930년대의 대표적인 노동운동인 1932년 군시제사공장의 노동쟁의 등은 나라를 되찾고자 한 선열들의 살아있는 우리 민족의 역사적 맥동으로 다가온다.

뿐만 아니라 1950년 7월의 대전 전투와 미 육군 딘 소장의 구출 작전에 헌신한 김재현 기관사의 이야기는 보고 듣는이로 하여금 나라의 소중함과 맡은 임무에 충실하라는 교훈을 준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한 1960년 3월 8일의 대전고등학교·대전상업고등학교 학생들이 주축이된 3·8민주의거는 충청권 최초의 학생운동이며 지역민주화 운동의 효시로써 올해부터 국가보훈처에서도 3월 8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여 그 얼을 계승하고 민주주의를 다지는 토대가 되도록 했다.

역사(근현대사)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할까? 왜 곳곳에 근대사 박물관과 전시관을 만들고 보게 할까? 사람들마다의 생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간단명료한 답이 있다. 역사를 교훈 삼아 다시는 나라가 어려움에 처하지 않게 하자는 뜻일게다. 민족이 단결하고 발전하며 부강한 나라를 만들고 개인들의 삶의 행복지수를 높여가며 잘 살아가도록 하자는 것이다.

마침 전시관을 찾은 고등학생들이 있어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우리의 근대사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드는지?”라는 필자의 질문에 “막연히 나라를 되찾고자 헌신한 분들이 계시다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내용을 보니 가슴이 뭉클 해지고 나라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기회가 된 것 같다”, “대전 지역에서도 3.1 만세운동, 의병 등이 일어났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그 분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됐다“라고 답한다.

대전근현대사전시관에는 지난 3월 1일부터 6월 30일가지 3.1운동 100주년 기념으로 『1919 대전감옥소』라는 특별전을 열고 있다. 이 특별전은 3.1운동이 일어난 그해 대전 중촌동에 세워진 대전감옥소(1923영 대전형무소로 개칭)의 기록과 흔적을 모은 Archive이다. 1933년 사상범감옥으로 지정되어 사진 자료와 많은 애국지사 등의 수형기록카드도 볼 수 있다. 7분 47초 정도의 기록 영상에는 민간인과 북한인민군의 포로들이 수감되는 장면, 형무소내 감방을 순찰하거나 심문하는 장면 등을 볼 수 있어 아픈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 볼 수도 있다. 특히 전시관에는 일제치하에서 수감됐던 안창호 선생이 부인에게 보낸 편지가 있어 보는이로 하여금 눈시울을 뜨겁게 하기도 한다.

열흘 남짓 남은 6월, 먼 곳에 갈 수 없다면 가까운 항일유적지(기념비)나 한국전쟁전승기념비·민주화운동기념비 등을 찾아 잊혀져 가는 우리 근대사를 살펴보며 나라의 소중함과 나라를 지키고자 헌신했던 선열들의 발자취를 살펴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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