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시인-

▲ 이수진 시인

            억새

하늘만 보고 웃자란 백발들
시든 햇살을 머리에 이고
바람에 은빛파도가 인다

긴 시간 덧입혀 놓은 계절을
벗어던지는
강변

너울로 이는 바람의 발자국을
다 받아 읽는다

한 아름 가을이 적어둔 저 편지
볕 좋은 창가에 꽂으면
떠난 시간이 되돌아올까

 

가늘게 떨리는 솜털 사이로
하얗게 피어나는 그림자들
노을로 붉게 덧칠하고

메마른 지난 날
바람이 앉았다 간 자리
오늘따라
빛바랜 침묵만 흔들리고 있다
- - - - - - - - 
이수진 시인 : 2016년 4월 문학공간 시 등단, 2018년 10월 문학공간 시조 등단/ 향촌문학상 수필 대상, 연상강 빛고을 백일장 시부문 대상, 안창호 백일장 시 부문 우수상/ 1시집 그리움이라서, 2시집 사찰이 시를 읊다, 동인지: 달콤한 가옥 외 7번 참여

 

저작권자 © 뉴스포르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