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새해가 되고, 춥던 겨울이 서서히 물러간다. 설맞이와 함께한 입춘, 어느새 양지쪽엔 이름 모를 풀들이 파릇한 새싹을 틔우고 산야가 조금씩 봄빛으로 편해간다. 또한 유아티를 벗으며 입학식을 기다리는 초등학교 입학 대상 어린이들의 꿈이 커가는 때이다.

며칠 전 골목길에서 서너 명의 아이들이 나름대로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 골목을 사이에 두고 입학하는 학교가 다른 모양이다. 각자 자기가 다니는 학교에 대한 자랑이 한창이다. 아마도 형이나 오빠·누나들에게 들은 모양이다. 어쨌든 학교에 가는 일에 기대를 갖고 3월 4일 입학식을 기다리는 희망이 대단했다.

그렇다 태어나서 처음 학교에 간다는 일은 기대와 꿈을 부풀리기에 좋은 소재이다. 필자도 어린 시절 학교 갈 날을 기다리며 누님이 손수건 위에 이름표를 붙여 준 것을 가슴에 차고 동네방네 돌아 다니며 “낼 모레 학교 간다”고 자랑을 하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올해 이 입학 시즌을 맞이하며 한 번 쯤 되짚어 보아야 할 일 있다고 생각했다. 이미 여러 차례 보도가 됐고, 필자도 2018년 12월 27일 이 코너의 글에 언급 했던 중·고등학교 1학년 입학생 교복 지원이다.

“헌법 제31조 ①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되어 있다. 능력에 따라 초등교육, 중등교육, 고등교육을 받는다. 그렇다면 왜 중·고등학교 입학생에게는 교복을 지원하는데 초등학교 입학생에게는 아무런 지원이 없는가? 교복을 입지 않아서일까? 그러면 중·고등학생 교복 지원에 해당하는 만큼의 그 어떤 지원을 해줘야 옳은 것은 아닌가? 하다 못해 책가방이라도.

“헌법 제11조 ①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그러니 평등하게 초등학교 입학생에게도 무언가 지원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중·고등학생에게만 지원되는 교복은 복지 포퓰리즘이고 표를 얻기 위한 정책적 수단에 불과하다고 하면 너무 지나친 말일까?

태어나 처음으로 학교라는 미지의 세계에 첫 발걸음을 딛는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는 어린이들에게 국가가 입학을 축하하며, 공부 열심히 하고 가정과 사회 그리고 나라의 일꾼이 되라는 의미로 책가방이라도 선물하며 그 가방에 꿈과 희망과 실력을 담는 학생이 되라고 한다면 어린이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요즘 같은 인구 절벽 시대에 이 어린이들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

‘어린이들은 나라의 보배’, ‘내일의 이 나라의 기둥’ 등 하기 좋은 미사려구만 늘어놓지 말고 의회에 계신 분들이 이런 점을 생각하여 추진해 주었으면 좋겠다. 초등학생 책가방은 2~3만원대이다. 중·고등학생의 교복에 비해 예산도 적게 들어간다. 중·고등학교 입학생에게 교복을 지원하니 초등학교 입학생에게도 무언가 지원해 주라는 생떼가 아니라 그 어린이들의 희망과 꿈을 기르는데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라는 것이다. 교육부는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국정 교육철학을 앞세우고 있으며, 문재인 대통령도 1월 10일 기자회견에서 “국가가 아이들의 보육과 교육을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3월이 다가 온다. 아마도 필자가 어린 시절 그랬듯이 많은 어린이들이 입학식 날만 기다리고 있을게다. 그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격려하며 용기를 북돋아 주는 입학 전 2월이 됐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뉴스포르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