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작가-

 김종진 작가와 '인성을로 성공하라'

나는 평소에 자동차의 기름이 넉넉하고 쌀통에 쌀이 넉넉하게 들어있으면 배부르다. 그래서 설이나 추석 명절이 되면 마음 부자가 된다.

시댁에서 주신 음식과 선물, 친정에서 나눠 싸 주신 반찬들, 그리고 이웃에서 주는 먹거리, 먹지 않아도, 쓰지 않아도 마음부터 부자다. 물론 나도 선물을 준다. 지금은 주고받음의 문제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양과 질의 문제도 아니다. 나누는 것 자체가 따뜻한 정이 통한다고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사랑이 느껴져 마음이 따듯하다.

그런데 시댁에서 친정에서 이웃에서 정성껏 싸준 음식을 쓰레기통에 버린다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며칠 전 수십, 수백 톤의 멀쩡한 음식물이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명절이 되면 고속도로 휴게소나 졸음 쉼터에 냉동실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되어 채 녹지도 않은 상태로 무심히 버려진다는 사실을. 어르신들이 자식들 먹이겠다고 아낀 음식들이 쓰레기통 속에서 울분을 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휴게소에서 근무하는 미화원들이나 졸음쉼터의 관리자들 그리고 쓰레기 청소 차 아저씨들은 안다. 그 음식들이 무지막지하게 버려진다는 것을.

여름에 친정에 갔다가 서해안 고속도로 졸음 쉼터에서 일하시는 아버지께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졸음쉼터 쓰레기통에 쑥떡, 옥수수, 나물, 밑반찬을 마구 버린다는 이야기였다. 하행선 쪽의 쓰레기통은 텅 비어 있는데, 유독 상행선 쪽의 쓰레기통이 넘친다는 것이다. 추석, 설 때는 더 심하다고 한다. 추측컨대 전라도 충청도 서해안 쪽에서 서울, 경기로 올라가는 쪽에만 있다는 것은 시골 고향집에서 가져오는 물건들을 집으로 가는 길에 버리고 간다는 것, 버려진 음식들이 상하지 않은 것을 확인한 친정아버지께서는 ‘먹지도 않을 것이니 집에 가서 버리면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값도 나가고 분리해서 버리기 귀찮으니 뭉텅이로 한 번에 던져 버리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먹을거리를 주신 분들은 이 슬픈 사실을 알까? 알면 통탄할 일이다.

자식 생각하며 조금씩 모아 둔 정성의 음식들이 한꺼번에 버려지는 것은 아깝기 이전에 슬픈 일이다. 먹지 않을 것이면 서운하지 않게 이해시키고 가져오지 말았으면 한다. 물론 너무 많이 싸 주시는 부모님도 문제는 있다. 좋아하는지 잘 먹을지 모르고 본인 입장에서만 사랑 넘치게 싸 주시니 쓰레기로 넘쳐버리는 것이다. 과유불급이다. 사랑이 넘치니 그렇게 버려지는 것이다. 설 때보다는 추석 때 더 버려진다고 하는데 이것은 날이 더워 음식이 상해서 버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친정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 ‘시댁에서 받은 음식을 가지고 다음 날 친정에 들렀다 가는 과정에서 시간이 흘러 음식이 상한다.’는 생각이 맞아 떨어진다. 날씨에 대비를 해서 아이스박스를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까운 음식 버리는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형제들은 이구동성으로,
“그거 가져오지 그랬어요?”
“뭐하게?”
묻는 아버지의 말씀에,
“우리가 먹게요.”
하며 웃었던 생각이 난다. 없던 시절을 생각하고 부모님을 생각하면 안타깝고 속상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사랑이 쓰레기로 버려지고 부모님의 자애심 벌거벗겨 버려지고 있다. 사람에게는 좋은 음식을 주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첨가물이 없어 사람의 몸에 해가 되지 않는 음식, 자연에 가장 가까운 음식이 바로, 먹는 사람 자신이 된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몸에 해로운 음식을 몸속에 집어넣고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좋은 음식을 먹으면 몸이 좋아지고 나쁜 음식을 먹으면 몸이 나빠진다. 부모님께서 주신 몸에 부모님께서 주신 좋은 음식을 잘 넣어주고 내 몸을 건강하게 하자. 그것이 부모님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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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작가 : 「여락인성심리연구소」소장, 인성지도사, 인성·인권동화작가, 시인, 심리상담사/ 저서 : 동화『엄마, 제발』, 『인성으로 성공하라』, 그림책『내 이름은 똥차』, 『김종진의 시 치유 시에서 행복 찾기』, 공저『당신의 지문』/ 계간 아동문학시대 신인상(2001), 아침의 문학회 전국시 낭송대회 대상(2001), 한국문학시대 우수작품상(2017), 한국인터넷문학상 동화부문 (2017), 대전문인협회 올해의 작가상(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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