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선우 시인-

▲ 변선우 시인

                                    소변기 옆에, 오렌지주스

그것은 조팝나무였습니다, 내가 보았습니다만, 펭귄과는 거리가 먼. 낚시를 즐기는 사내가 파랑 가까이에 앉아있었고, 곁에서 물레가 돌고 있었습니다. 돌려, 돌려, 돌림판…. 사내가 지껄이면 씹다 버린 껌이 그 곁을 굴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것은 쳇바퀴가 두고 간 몽상. 늙어 빠진 햄토리가 지하에서 관망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집을 지을 땐 창문부터 지어야하지 않겠습니까. 누구든 발견되거나 넘어질 자격이 있으므로 나는 집을 짓고 들어가, 한 그루의 조팝나무가 되었습니다. (맛보고 즐기고 시를 쓰는 사이) 모든 물이 말라버렸습니다. 다리를 매달고 문을 열었는데… 낚시를 즐기던 사내가 굶어 죽었고 모든 게 멈추었습니다. 후들거리던 하늘(곧, 천장 혹은 첨단)이 간신히 무너지지 않고만 있었습니다. 해독을 기다리는 것들이 남아있지 않았으므로 전파사가 망해버렸다는 이야기만 전해졌습니다. 나는 헛헛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와 계절을 견뎠습니다. 돌려, 돌려, 돌림판…. 시늉처럼 넓고 둥글게 자라났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죠스바의 껍데기를 벗기듯, 우리의 사랑은 일회용입니다.]

위와 같은 유행어는 불처럼 번지는 속성이 있어 귀에 딱 맞습니다. 잠시 티비를 끄고 나는, 가지를 이용해 순대국밥을 퍼먹다 창밖을 봅니다. 저 먼 강에서 복돌이의 내장을 씻어다 먹는 상상을 해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복돌이는 내 팔뚝입니다만. 오줌을 누러 일어납니다. 신호란 게 원래 급박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삐걱, 문이 열릴 때, 내가 주저앉습니다. 나를 마주한다는 게 이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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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선우 시인 : 1993년 대전출생/ 201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한남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동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 재학/ 서울 용산구 도서관 이달의 시인 초청특강(2018)/ 대전문학관 기획전시 젊은 작가전∥「설탕이 녹는 시간」참여작가(2018)/ 소제창작촌 레지던시 7기 입주작가(2018)/ 저서 2018 신춘문예당선시집(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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