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휜 김서현 시인-

▲ 다휜 김서현 시인

         달빛에 흔들리며

동지섣달 칼바람이 흔드는 마른 밤
초로의 그녀는
매운 시집살이 매만지듯 김장을 한다
“문이라도 좀 닫고 하지” 하니
휘어지는 등을 품은 채
마디마디 아리는 통증이 시원하다고
한숨이 마르기 전에
퇴색하지 않을 염원처럼
붉은 생채기를 동여매
장독에 꾹꾹 부적처럼 누른다
낮게 우는 바람을 다독이니
구슬픈 소야곡 정적을 깨고
주름 너머 펼쳐지는 갈래 길
달빛 별빛을 업고 걸어온
엄마의 푸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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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휜 김서현 시인 : 부산출생/ 2011년 계간<문학의 봄>으로 등단/ 시집 봄비 달빛에 흔들리며/ 한국 카톨릭문인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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