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춘복 시인-

▲ 성춘복 시인

         뻐국새 운다

뻐꾹새 운다
내 꿈의 어둔 층계를 딛고
저녁이면 돌아눕는 산
그 산의 숲 어디서
못 견디게 설운 뻐꾹새 운다

너무도 가난하여
나는 늘 혼자이고
달이 밝지 않아도 외진 골방
인연 따위도 춥다 느끼며
어디서 뻐꾹새 운다

타다 남은 놀 끌어다가
불길 당기고
꽃들은 피었다 시들어
가슴엔 시린 눈발
뻐꾹새 운다

몇점 별빛은 떠서
내 마음 병으로 깊어 가는데
눈물 속 이 적막

 

오, 사랑이여
나도 산꽃처럼 슬퍼 뻐꾹새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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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춘복 시인 :1960년 『현대문학』등단(신석초시인 추천)/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역임/ ‘문학의 집 서울’ 상임이사/ 월탄문학상, 서울시문화상/ 한국문학상, 펜문학상/ 한국예술문화대상, 동포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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