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월 황은경 시인-

▲ 단월 황은경 시인

                  꽃무릇

담밑의 붉은 혈흔
그것은 켜켜이 쌓아올린 오랜 기억
토닥이며 같이 늙어가다가
죽으면 세상은 우리를 잊겠지만
서로 알고 있었음을 기억하는 것으로 족한

눈 속에서 꿋꿋이 견디는 혈흔
피난처같은 담장 밑 돌리네에서 아리랑을 부른다
어쩌면 천년 후의 환생을 꿈꾸며

봄의 긴 그림자는 여전하고
담장 위 남아있는 겨울도 여전하고
쌓여있는 기억들은 높아가고
환생의 기다림은 여전히 남아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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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월 황은경 시인:시인. 수필가/대전 시노래예술마당 시노리회원/시대읽기작가회 이사. 사무국장/대전서구문학회 사무국장/우주문학회 회장/논산문인협회 회원/다온문학협회 이사/다온문학 본상 수상/전국 동인지 공저/전국 시화전 전시 참여다수/한국여성 백주년기념 문학상 수상/저서) 제1집 겨울에는 꽃이 피지 못한다, 제2집 마른 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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