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근 시인-

▲ 유형근 시인

       가슴속에 짓는 집

그윽한 달빛 아래 앉아
빛바랜 마음, 때 묻은 마음을 골라내어
마음 고르기를 하자

가슴속에 짓는 집은
목수도 인부도 필요 없다

사랑빛깔 마음 조각을 주춧돌로 놓고
아름드리 믿음으로 기둥을 세워
그리움을 말아 상낭을 얹자

추억 줄기를 골라
누워서도 볼 수 있는 서까래를 치고
노을을 걷어다 지붕을 엮자

 

사계절로 울타리를 두르고
마음 마당엔 별밭 자락을 만들어
그곳에 앉아 사계를 보자

친구가 찾아오고
벗이 묵어가고
좋은 그대가 머무를 것이다

가슴속에 짓는 집은
문패도 초인종도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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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근 시인 :강원도 정선 출생/2014년 다시올문학 등단/시집 "사랑이 길을 묻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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