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선옥 시인-

▲ 권선옥 시인

          내 사랑은

내 사랑은
깊은 산골짜기에 있다.
그 골짜기 후미진 벼랑에 있다.
내 사랑은
벼랑 위의 관목, 그 아래에
떨어진 나뭇잎이다.
혹 내 사랑은
나뭇잎에 묻어 있는 서릿발,
서릿발같이 켜켜로 부서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다시 한 웅쿰씩 뭉쳐져서
언 땅 밑을 흐르기도 하고
낮은 언덕에서 그대를 기다린다.

 

내 사랑은
언제나 햇볕 들지 않는 곳에 있으나
어둡지 않다.
내 사랑은
쓸쓸한 곳에 있어도
외로워하지 않는다.
시작은 있었지만 끝이 없는
내 사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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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옥 시인 : 충남 논산 출생. 『현대시학』 추천(1976)/ 시집 『질경이꽃』, 『떠도는 김시습』, 『감옥의 자유』/ 충청남도문화상 등 수상/ 대학 문창과 겸임교수, 고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  논산문화원장(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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