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이하‘야자’)이 달라지고 있다. 대구교육청은 그동안 일률적으로 운영되던 고등학교 야자를 지양하고 진로․진학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설․운영 하는 등 학교 특성에 맞는 다양한 방식의 야자를 실시하고 있다.

경북대사대부설고등학교의 내실 있는 야자 운영이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 모두 강제로 참가하는 예전 의 야자가 아닌, 그야말로 학생들의 자율적인 의사에 따라 자기주도적인 학습 형태로 실시하고 있다.

 

학생, 학부모의 희망에 따라 평일(수요일은 꿈끼데이활동으로 제외) 야자시간은 19시 10분~21시까지, 심야자율학습(이하 ‘심자’) 역시 희망자 중심으로 매일 19시10분~23시까지 운영한다. 현재 이 학교에서는 전교생의 약 60% 이상 학생이 자율학습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심자는 4시간여의 연속적인 공부가 가능하도록 별도 마련된 학년별 자습실(각 50석)을 운영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대부고도 이전에는 전원이 자율학습을 하는 것이 원칙이었으나 학생들의 학력 향상과 올바른 학습 습관 정착을 위해서는 자발적인 참여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교사와 학생들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사전에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고 학부모와 학생의 참가동의서를 받은 후 현재의 자율학습이 완전히 정착된 상태이다.

학습형태도 달라졌다. 예전처럼 교실에서 일괄 책으로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교실 이외에 별도로 마련된 자습실이나 홈베이스, 심지어 복도 등 교내 여러 장소에서 자습, 또래교사 활동, 자율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형태로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이 학교만의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갓 입학한 모든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3월초 1주일 정도 야간 자습실 체험을 실시하여 자율학습 적응을 돕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매일 학년별로 감독 교사 3명이 학생들 곁에서 지도를 하고 있으며, 참관을 희망하는 학부모도 학부모자습감독으로 참여할 수 있다.

이러한 자율적인 운영에 대해 학생들과 감독 교사의 반응도 긍정적이며, 최근 동문선배(23회 김종구, 이상훈)의 지원을 받아 쾌적한 독서실 형태로 새 단장한 심자실은 학생들의 참가 희망이 매우 높다.

2학년 김동현 학생은 “우리가 원해서 참여하니까 스스로 책임감을 갖게 되고 계획적인 자습을 하게 되어 좋다”고 말했다. 또한, 감독 교사들 역시 강제로 실시하던 예전에 비해 더 정숙한 분위기에서 집중력 있는 자율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호평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대부고는 최근의 입시성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7년 입시에서 의예 및 한의예과 11명을 선두로 서울대를 비롯한 수도권 대학에 85명이 합격하였다. 공군사관학교등 특수목적대학에 6명, "지역의 경북대에 47명, 영남대 82명, 계명대 62명 등과 부산의 부산대 11명 등 중구에 위치한 학교로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손병조 교장은 “앞으로는 창의성과 자율성을 갖춘 인재가 필요한 시대로 1학년 때부터 자기 스스로 공부하고 학습하는 자기주도적인 학생들을 양성하고자 학교와 선생님들이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지원할 것이다’고 밝혔다.

대구상원고등학교는 야자는 학생 개개인이 자율적으로 신청하여 참가하는 시간이다. 학생들은 자율적 참여로 실시하는 야자시간을 효과적으로 보내기 위해 각자 계획에 맞는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여러 교과에서 실시하는 학생 참여형 수업 준비를 위해 대구상원고 학생들에게 야자는 황금 같은 시간이다. 이 시간을 활용한 학생들은 개인공부를 비롯, 모둠별 수업, 행사 및 대회 준비 등 다양한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이런 학생들을 위하여 학교에서는 진로실, 국제실을 개방하고 복도에 스탠드 책상을 설치하여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공간, 협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있다.

지난해 8월 ‘글로벌 리더십 콘퍼런스’를 이끌었던 변00 학생은 “인성, 리더십, 자기주도력을 기르기 위한 목적으로 서로 다른 고등학교 학생들이 모여 진행한 글로벌 리더십 콘퍼런스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수차례 진행된 협의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조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협의회는 야자시간에 이루어졌고 ‘자습실(꿈이룸방)’ 옆에 마련된 ‘함께 공부하는 방(현재 국제실)’을 이용해서 모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야자시간은 소인수선택과목을 운영하기에 적절한 시간이다. 학교에 편성되지 않은 과목을 듣고자 하는 학생은 학생 선택과목 개설 확대를 위해 학생 수요에 맞추어 개설된 수업에 참여하고 심야자율학습에 참여하여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대구상원고 김기호 교장은 “본교의 모든 공간은 필요에 맞게 전부 개방하고 있다. 4층의 한 교실은 국제반 소인수 수업, 동아리 활동, 모둠 토론실, 멘토-멘티 공부방, 글로벌 리더십 콘퍼런스 준비를 위한 협의 등 학생들의 필요에 따라 요일별, 시간대별로 활동 내용이 변화한다. 앞으로 학생들 스스로 야자의 시․공간을 디자인 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구화원고등학교는 잠잠하고 조용한 일반 교실과는 달리, 특별한 야자가 이루어지는 ‘말하는 공부방, 하브루타 자율학습’을 운영한다.

말하는 공부방, 하브루타 자율학습은 2015년 3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화원고의 특색 교육활동으로, 이 공부방에 참가한 학생들은 2명이 짝을 이루어 야자 시간에 서로 묻고 답하면서 공부하고 있다. 그 결과, 3년 동안 218팀 436명이 하브루타 활동을 했다.

하브루타 자율학습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도서실과 회의실 등에 공부방을 마련한 후 운영 교과 및 주제를 학생들이 자율로 정하여 계획서를 작성 한 후 방과후 학습과 연계하여 해당 교과 내용을 사전․사후에 학습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야자시간을 이용한 하브루타 공부법의 가장 큰 장점은 배움의 즐거움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브루타를 운영하고 있는 국어과 전정희(42세) 교사는 그것을 ‘수다의 즐거움’이라 부른다.“몰입에서는 나오지 않는 아이디어가, 수다에서 나올 때가 있다.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문제가 카페에서 수다를 떨다 해결되는 그런 경험, 하브루타 공부방에선 그런 효과를 의도하고 있다.”고 하였다.

실제로 2015년 스텐포드 대학 연구진은 몰입하는 환경에서보다 자유롭게 걷거나 이야기하는 환경에서 창의적인 생각이 발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2학년 때 짝을 이뤄 하브루타 공부방에 참가했던 이서현, 김창경 학생(3학년)은 “법과 정치 같은 사회 과목 공부에 하브루타가 많이 도움되었다. 법과 정치는 개념도 너무 어렵고, 학습할 양도 많았는데 친구와 이야기 하다 보면 개념이 명확하게 정리된다. 그리고 하브루타를 하면서 더 많이 친해졌다.”고 하였다.

정다은 학생(2학년)은 “하브루타 공부법요? 자세히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우리는 묻고 답하기를 계속했을 뿐이에요. 묻고 답하면서 차츰차츰 궁금했던 것이 해결됐고, 보다 깊이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화원고 현준우 교장은 “친구끼리 짝이 되어 묻고 설명해 주고, 또 묻고 대답하는 하브루타 자율학습을 통해 배움의 즐거움은 물론, 친구의 말을 귀담아 듣는 능력과 존중, 배려, 협력 등의 인성 역량 신장도 덤으로 거두고 있다.”며 효과를 강조했다.

한편 화원고는 2018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를 비롯한 수도권 대학 27명, 의예과와 교육대학 6명, 경북대 27명을 포함한 대구․경북권 대학 347명, 금오공대 9명 등 졸업생 대다수가 대학에 진학하는 높은 진학률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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