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40대 중반으로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도 있습니다.
가끔 저희 자녀들을 볼 때마다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이 나네요.

제가 초등학교 4학년의 되었을 때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업이 실패로 우리 가족들은 한동안 가난과 배고픔과 추위를 겪어야 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그렇게 산동네를 전전하던 시절 막노동을 마치고 집으로 오던 아버지는 언덕 위에서 아빠를 기다리는 저의 모습만 봐도 힘이 나고 좋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 아직 어렸고 아빠를 보면 항상 배고프다고 칭얼거리던 철없는 어린아이였습니다.

어느 날 저의 칭얼거림을 이기지 못한 아버지가 동네 작고 허름한 식당에서 사주신 국밥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을 만큼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그 맛있는 국밥을 제 몫만 시키더군요.

"어서 먹어라. 아빠는 저녁 먹고 왔다."

전 그 말씀을 철석같이 믿고 국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렇게 부른 배를 안고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자 아버지는 제가 먹고 남긴 국밥 국물과 밑반찬을 드시고 계셨습니다.

"음식 남기기가 아까워서 그러는 거야."

멋쩍게 말씀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을 그때의 아버지와 비슷한 나이가 된 지금도잊을 수가 없습니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고, 주는 것이 있으면 받는 것이 있듯이 사람들은 흔히 세상 어떤 것도 공짜는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합리적이고 현명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조건도 이유도 없는 희생이 있고, 아무것도 받지 않으면서 주기만 하는 배려도 있습니다.
바로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님의 마음입니다.
비록 합리적이지 않고 현명해 보이지도 않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 오늘의 명언
부모는 자식에게 생명을 주고도, 이제 자신의 인생까지 주려고 한다.
– 척 팔라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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