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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이종구 기자  |  ljg112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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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8  06: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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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노은고등학교 성년식

이웃집 아주머니가 한복을 곱게 입고 나선다. “오늘 친척 결혼식 가세요?”, “예, 친정 조카가 결혼 해요.”, 뒤이어 몇 명의 여인들이 역시 한복 차림으로 뒤따른다. 언제부터인가 한복을 입으면(특히 여자들이) 결혼식에 가는 것으로 보여지게 됐다. 왜 한복은 결혼식에 참석할 때 입는 예복이 됐을까?

필자도 10여년 전 한복 바느질을 하는 누님으로부터 한복을 한 벌 받았다. 바지, 저고리, 조끼, 마고자에 두루마기 까지. 꼼꼼히 손바느질로 만들어 준 누님을 생각하며 설·추석 등 명절날에, 교직에 있을 때는 졸업식에도 입었다. 명절이 아닌 날 입으면 어김없이 만나는 이웃들이 “어디 잔치에 가세요?”하고 묻는다. 우리 옷을 입고 나가는데 몇 번을 훑어본다.

한복(韓服)은 우리 고유의 옷으로 특히 조선시대에 입던 옷의 형태를 말한다고 한다. 한국인의 옷이라 ‘한복’이라고 하는지? 조선시대 입던 옷의 형태이니 ‘조선옷’이라고 하면 좀 어색한가? 미국의 옷을 ‘미복’으로, 일본의 옷을 ‘일복’으로, 중국의 옷을 ‘중복’으로 부르지는 않는다.

고유의 옷인 한복은 특히 서양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다. 가끔 외국에서의 한복 패션 발표회가 큰 관심을 끌고,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이 서울·전주 등 한옥마을에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모습이 뉴스에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서울의 고궁을 관람할 때 한복을 대여해 주는 곳이 있는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이 번 평창동계 올림픽 기간에도 한복을 대여해 주는 곳이 있다고 한다.

시골길에 두루마기의 옷고름을 펄럭이며 걷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뭔가 기품이 있고 당당해 보이며, 바람결에 흔들리는 치맛자락은 여인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해 주는 멋이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 배운 고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은 청자 연적이다. 수필은 난이요, 학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라는 글에서 필자는 가끔 한복을 입은 여인의 모습을 그려보곤 했었다.

요즘은 개량한복이라 해서 간편하게 입을 수 있고, 일하기에도 거추장스럽지 않도록 만든 옷이 나와 많은 사람들이 입고 있다. 현대의 생활에 맞게 만든 옷이라 좋은 점이 많다.

한복의 이름다움은 화장(저고리의 깃고대 중심에서 소매 끝까지의 길이)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 양복에서는 볼 수 없는 둥글게 소매 끝으로 연결되는 선은 우리 삶의 선이기도 하다. 마을을 감돌아 가는 실개천, 초가삼간의 지붕, 송편, 버선코 등 부드럽게 돌아가는 선은 어려운 우리의 삶에서도 날카롭지 않은 부드러움의 멋을 은근하게 품고 있는 듯하다.

가끔은 한복을 입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졸업식을 진행했다는 소식을 본다. 갖가지 색의 한복이지만 그 어느 제복보다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옷감의 색은 다르지만 그 다름이 모여 전체의 아름다움과 어울림을 준다.

지난해에도 경북 영천포은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제주 신촌초등학교, 대구교육대학교 안동부설초등학교, 전남 순천 시산초등학교 등에서 한복에 관한 교육과 입는 날을 정하여 학생들의 호응이 컸다는 소식을 보기도 했다.

특히 순천 시산초등학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부설 한복진흥센터가 주관하는 ‘나의 자랑, 나의 한복’이라는 주제로 ‘2017 한복의 날’ 행사를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2017년 10월 20일 저녁에 가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시산초등학교는 한복진흥센터의 ‘찾아가는 한복문화교육’ 사업의 우수학교로 선정되어 이날 행사에 초청되어 참여하게 되었다. 시산초등학교는 매월 한복의 날을 정해 한복을 입고 등교하고 있으며, 학교 인근에 위치한 훈몽재와 연계한 예절교육•한복을 통한 다양한 교육 활동 등의 콘텐츠를 활용한 교육과정 운영이 우수 사례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자라나는 후세에게 우리 고유의 의복에 관한 관심을 갖게 하는 일은 역사를 지키는 한 부분일수도 있다. 대전평생학습관에서는 대전노은고등학교(2018.1.3)와 대성여자고등학교(2017.10.26.), 대전가오고등학교(2016.12.21)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통 성년식을 했다. 케익을 자르며 축하하는 서양식 보다는 한복을 입고 관례(冠禮)와 계례(筓禮)를 한 학생들은 소감이 남달랐다. 대전가오고의 김00 학생은 “다 같이 한복을 입고 절을 하며 자(字)를 받으니 정말 어른이 되었다는 기분이 들었고 책임감을 가지며 바르게 행동하는 성인이 되어야겠다”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며칠 있으면 설이다. 올해 설에는 몇 십 년 만의 강추위라는 추위를 지내고 맞는다. 움추렸던 어깨를 펴고 한복을 입고 나들이를 했으면 좋겠다. 평창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한복의 아름다움을 체험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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