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재난 대피 훈련 각본을 직접 쓰고 훈련을 주도한다면 안전의식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보은군에 있는 동광초등학교가 이런 생각을 실천에 옮겨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동광초 학생과 교직원 600여명은 10월 31일 오후2시 초등학생들이 짠 시나리오에 맞추어 재난 대피 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오후 2시 지진발생을 알리는 경보가 울리자 교실에 있는 학생들은 책상 밑으로 몸을 보호했다. 또, 운동장에 있던 학생들은 건물에서 멀리 떨어져 운동장 한 가운데로 피난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특히, 지진으로 정전이 된 컴컴한 상황을 가상하여 안대를 쓴 6학년 10여명의 학생들은 도우미 역할을 맡은 친구들을 따라 대피하면서 재난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체험하기도 했다.

화재 발생 시 어떻게 대피하는가에 대한 훈련도 했다. 초등학생들은 경보가 울리자 화재현장을 확인하고 즉시 소방서에 신고를 했다.

앞서, 큰소리로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화재 발생을 알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학생들은 젖은 수건으로 입을 막고 낮은 자세로 신속하고 안전하게 피난하는 것을 체험하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화재의 위험성을 느꼈다.

교직원들도 초등학생들의 시나리오에 따라 대피와 화재 초기 진압, 부상자 응급처리를 하는 등의 훈련에 동참했다.

보은소방서, 보은경찰서, 보은보건소, 보은군청도 관심을 갖고 이날 초등학생들의 재난대피 훈련을 도왔다.

한편, 보은 동광초(교장 유승룡)는 올해 행정안전부와 교육부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어린이 재난안전훈련의 충북 유일의 시범학교다.

시범학교로 선정된 동광초는 지난 9월 25일부터 11월 3일까지 약 5주간의 과정으로 매뉴얼 작성, 안전대피지도 만들기 등의 과정을 통해 ‘어린이의,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재난안전대피 훈련연습을 추진했다.

이 과정은 명우예술심리상담센터 홍정의 박사, 서경대학교 김영희 연구위원, 나사렛대학교 유현배 교수 등의 도움을 받아 동광초 5학년 1반, 5학년 3반 학생 44명이 주도했다.

학생들은 5주간 과정을 통해 재난의 특성을 파악하고 대피 매뉴얼과 대피지도를 직접 만들고 소방서 등 유관기관을 찾아 도움을 받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훈련 주도과정에 참여한 5학년 곽은호 학생은 “우리가 직접 훈련 과정을 만드는것도 재미있었지만, 화재와 지진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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