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시대의 경쟁력

 스마트교실은 근래 수십년간 학교에 불어닥친 가장 큰 변화의 물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 학교에 학생 약 3명당 1대꼴의 컴퓨터가 보급되어 있고, 또 컴퓨터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용 콘텐츠와 소프웨어가 개발되어 있지만 학교수업의 중심은 여전히 교과서였습니다.

그러나 스마트교실은 교과서도 태블릿 컴퓨터에서 구동이 되는 디지털교과서 사용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고, 더군다나 그러한 스마트기기가 학생 개개인 각자가 사용하게 되므로 지금까지의 수업과는 모든 것이 변화하게 되는 것입니다.

스마트교실이 집행되는 예산의 규모나 학교에 미칠 영향에 비해 언론매체에 등장하는 비중도 그리 크지 않고 학교 현장에서도 준비에 부산을 떨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학교의 준비상태에 대해 알 수는 없지만 스마트교실은 그 자체로 학교를 크게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우선 대부분의 학생들이 스마트기기에 익숙한 상황이라서 수업진행에는 커다란 문제가 없을 것이고 디지털교과서나 필요한 콘텐츠들도 빠른 속도로 보급될 것이니까요. 그러나 스마트교실은 편리함 때문에 시작된 정책이 아니고 디지털시대를 이끌어 갈 새로운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것입니다.

스마트교실이 제대로 성과를 내려면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지식을 전달하려고 하는 것 못지 않게 학생들이 습득한 지식이나 얻은 정보를 가공하고, 전달하고, 조합하는 등, 정보의 가치를 높이고 구체화하는 교육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교육과 정보 전문가들이 그러한 것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두고 있겠지만 스마트교실이 자라잡으려면 꽤 오랜 시행착오와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다행히 이러한 환경에 학생들이 익숙해지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초등학생들도 스마트폰은 대부분 가지고 있고 이미 다양한 앱들을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진, 동영상 같은 것을 자유자재로 다루고 편집할 수 있으므로 학생들이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겠지요.

일부 어른들은 학생들이 수업은 하지 않고 교사 몰래 게임이나 엉뚱한 정보검색이나 하고 있을까봐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만 그렇다고 시대의 흐름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정보화 관련된 분야에서 일을 해 본 사람으로서 앞으로 학생들이 다루어야 할 엄청난 정보의 양과 그를 이용해 수행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면서 딱하다는 생각도 해 본적이 있습니다만, 곰곰히 생각해 보니 학생들은 이미 그런 환경에 친숙해져 있어 도리어 지금까지의 수업형태나 방법으로는 공부를 하겠다는 동기부여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스마트교실이 가져올 변화를 흥미롭게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스마트교실에서 배운 학생들이 세상을 바꾸기 시작할 것이고 어떤 세상이 실현될 지 지금 우리의 머리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미 우리와 지금의 학생들은 생각의 방식이나 의사결정 과정이 엄청 달라져 있으므로 실상 서로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우리는 땅에서 길을 따라 이동하는데 익숙해져 있다고 한다면 지금의 학생들은 하늘에서 원하는대로 3차원의 경로로 이동할 수 있는 새와 같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니까요.

여하튼 스마트교실이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할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정보화 분야에서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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