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학생들은? (2)

산업화 사회는 증기기관이 발명되면서 기계를 이용하여 동력을 생산하기 시작한 이후를 의미합니다. 그 이전에는 지게처럼 사람의 힘을 직접 이용하거나 기껏해야 말이나 소 같이, 힘이 센 가축을 이용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물레방아처럼 자연의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증기기관이 발명되면서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동력의 크기가 수십~수백배로 커지게 된 것이지요. 그러니까 먼거리를 이동하건,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건, 또는 오랜 시간 쉬지 않고 일정한 힘으로 작업을 하건, 그 이전보다는 상대가 안 될 정도로 큰 변화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정보화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보화 사회는 컴퓨터가 발명된 이후부터를 의미하며, 인간이 다룰 수 있는 정보의 양이 그 이전보다 비약적으로 증가했을 뿐 아니라 활용방법과 가치도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게 된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산업화 사회에서는 에너지비용, 동력을 생산하는 장비의 효율성과 능력 같은 것이 경쟁력을 좌우했다면 정보화사회에서는 정보입수 및 관리능력과 비용, 정보활용과 가공능력 같은 것이 경쟁력을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산업화사회가 초기에는 커다란 공장에 동력을 생산하는 장비를 설치하다가 점차 기계의 성능이 좋아지고 소형화되면서 개인들마저 자동차, 진공청소기, 자동세탁기 같은 것을 가질 수 있게 되었듯이, 컴퓨터 역시 처음에는 연구소나 대학, 혹은 대기업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가 지금은 개인들 모두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같은 것을 가지게 되었으니 정보화사회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정보화 수준은 세계적으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보니, 각 학교에서 컴퓨터교실을 설치하고 학생 모두에게 컴퓨터를 가르친 것은 벌써 10년이 훨씬 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전 국민들이 각자의 스마트장비들을 소지하게 되었으니 그에 따라 스마트교실을 갖추고 학생들을 가르칠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정보화 사회에 들어선지 오래 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사회를 지탱하는 중심은 산업화시대 이룩된 결과물들, 그러니까 제조업에서 근무하는 수많은 근로자들, 그리고 그 분들이 생산하는 제품들, 또 그것들을 외국에 수출해서 유입되는 달러 같은 것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사회를 지탱하는 분들이 모두 산업화사회에서 교육을 받은 탓입니다. 그러나 지금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은 정보화사회에 익숙해 있고, 그런 사람들이 게임회사, 인터넷회사같은 것을 창업해서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있으니 우리나라의 사회구조가 정보화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길어야 10여년 후면 사회에 등장할 젊은이들은 또 다른 특징으로 무장하고 나타나게 되겠지요. 지금까지는 정보화란 것이 정보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대량으로 공급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졌었다면 앞으로는 정보도 사용자에 따라 개성을 가지는, 다양화와 맞춤화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 시대의 변화를 가장 잘 나타내는 단어가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빅데이터란 것입니다. 빅데이터를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령 옷에 비유를 하자면, 산업화시대 초기에는 보온성, 내구성같이 몇가지만 고민하고 옷을 만들었지만, 옷을 생산하는 공장들이 많아져 경쟁이 치열해지고, 또 소비자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디자인, 옷을 입고 갈 자리의 성격과 수준, 색상, 가격, 유행, 주위의 시선, 다른 옷과의 조화같이 수많은 것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듯이, 정보화 사회도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정보를 다루는 업체들이 고민해야 할 것들이 엄청나게 복잡해지고 커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저작권자 © 뉴스포르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