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철- - -미래로학교교육도우미 대표

두뇌 중심의 지식경제로의 전환을 이야기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우리나라 교육에 대하여 “Chop off your educational system”이라는 이야길 했다. change(바꾸다)가 아닌 chop off(자르다, 베어내다)라는 표현으로 우리 교육의 혁명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연설 등에서 우리나라 교육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초등학교 수업일수가 미국에 비해 1년에 1개월이 더 많고, 가난한 계층의 사람도 일류대를 갈 수 있으며, 미국보다 훨씬 빠른 인터넷 접속 환경을 갖고 있고, 한국의 교사는 국가를 건설하는 사람들(nation builder)로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의 저자 미치 앨봄은 “한국 학생들은 맹목적인 성공 욕구와 과도한 학습 부담으로 시들어가고 있다. 한국인은 대부분 부자가 되고 남보다 앞서기 위해, 영어를 잘하기 위해 미국인이 되기를 원한다”는 말을 했고, 스웨덴 사회민주당 대표 스테판 뢰벤은 스웨덴 경제일간지 기고문에서 한국의 교육 수준과 교육열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수업시간 수가 많다, 주로 교과서 위주 수업을 한다, 수업이 통제와 억압으로 이루어진다면서, 한국 교육은 대단하나 본받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교과서와 시험 위주의 교육으로 과도한 사교육비가 들고, 학생이 수면 부족으로 혹사당하고 있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Tiger Mother'란 책의 저자 예일대 법대 교수인 중국인 2세 에이미 추아는 두 딸을 키울 때 통제와 관리, 엄격한 규칙을 강조했으나, 한국 부모에게는 정반대의 조언을 하고 싶다고 하면서, 한국 부모는 지금보다 더 “tiger mother”가 될 필요는 없다, “아이들에게 좀 더 여유를 주고 ‘왜’라고 질문하는 부모가 되라”는 이야길 남겼다. 그리고 영감과 에너지, 비전으로 가득 찬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리더가 되는 아이로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 한국은 이것을 훌륭히 해낼 것으로 믿는다는 말로 우리 교육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외국 대학생들이 본 한국 교육의 예를 들면, 하버드생들은 서울대 총장에게 “경쟁을 싫어하는 국내 풍토로는 세계적 대학을 키울 수 없다” “한국 학생들은 가족을 위해 공부하고 자녀가 고 3이면 엄마도 고 3이 되고, 못한다고 질책하면 더 열심히 하는 것이 특징이다”라는 말을 했다. 예일대생들은 “한국 학생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 장점이 있는 반면, 부모가 가르쳐준 대로 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위와 같이 외국인이 본 우리 교육을 살펴보면, 우리 교육에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그리고 무엇이 장점인지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PISA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지적인 면에서는 최고를 달리나, 흥미나 즐거움을 포함한 내적 동기 지수는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OECD가 발표한 2012 학업 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의 결과를 보면 한국 학생들의 수학 실력은 OECD 국가 중 1위를, 그러나 수학에 대한 학습동기와 자아신념 평가에서는 내적 동기 지수가 -0.20으로 65개 국가 중 58위였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교과 학습에 대한 흥미나 호기심보다는 타율과 통제에 의한 학습을 하기 때문에 지적 성취도는 높으나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이나 내적 동기 지수는 낮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교과 학습에 흥미나 행복감 등 내적 동기는 낮으나, 지적 성취도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 학생들은 두뇌가 명석하고 성취욕이 강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또한 개인 가치보다는 조직 가치를 중시하는 가치관, 관계성, 전체성의 국민성, 특히 운명적 지위인 귀속지위를 중시하는 가정윤리의식은 학생 개인이 갖는 흥미나 동기를 넘어 학생들의 지적 성취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한국 학생들은 자기를 위해 공부하기보다는 부모나 가정을 위해, 부모의 요구를 받아들여 미래를 정하고 학습하는 경향이 짙다. 외국인이 보는 우리나라 교육은 우리와 다른 문화와 가치관을 갖고 보기 때문에 우리 교육을 그들의 잣대에만 맞춰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학생들은 부모나 교사의 말씀을 쉽게 거스를 수 없고 어른들을 공경해야 한다는 귀속지위 사고를 갖고 있으며, 자율보다는 타율이나 통제에 의한 교육방법에 익숙해진 유전인자를 갖고 있다 오늘날 서구 문화의 영향을 받아 ‘자율’이라는 삶의 방법이 ‘타율’을 딛고 우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가정에서의 부모의 자녀교육이나 학교 선생님들의 학생교육이 어려움에 처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 ‘자율’을 갖고 살아갈 유전인자가 약하다 생각한다. 우리 학생들 중에는 자율보다는 타율과 통제를, 칭찬보다는 질책에 의해 강인한 의지를 보이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도 있다. 외국인이 보는 우리 교육의 문제점은 개선하려 노력은 해야 하나 우리 국민성에 맞는 교육방법으로 청소년을 교육하는 것이 더 효과적임을 생각할 때이다. 교육은 자율과 통제의 양면성이 있기에 매우 어렵다. 우리 교육방법이 흥미나 동기, 인성, 전인교육에 올인하게 된다면 세계 최상위의 지적 성취는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우리 학생들의 최상위 지적 성취가 창의성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기초과학 분야의 노벨상을 받은 자가 한 명도 없고, 원자로, 인공위성, 휴대폰, 자동차의 핵심부품을 수입하는 나라이다. 이제는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을 기반으로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으로 교육력을 집중할 때라 생각한다. 우리는 서구 교육방법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우리나라 국민성에 맞는 교육방법으로 창의성과 인성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풀어가야 한다.

지적 성취와 창의성은 상호작용적 효율성을 가지나 통제와 자율이라는 어려움이 존재함을 생각해야 한다. 자율은 창의력을 기르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으나 이기주의자를 기를 수 있고 도덕성 교육에 문제를 가져올 수 있으며, 통제는 창의성의 저해 요인이나 도덕성 신장과 외발적 동기유발을 통한 지적 성취에 효과적임을 생각하자. 교육은 자율과 통제의 적절한 조화가 이루어질 때 효과의 극대화를 기할 수 있음을 생각하고, 서구의 자율 교육과 우리나라의 전통교육을 조화롭게 적용하여 세계 최고의 지적역량과 더불어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을 지닌 내일의 동량을 기르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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