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넘치는 행복 교실을 찾아 19, 충남 논산 부적초-

                                           부적초등학교(조성균 교장)

이른 가을 추위가 사라지며 선선한 바람결에 볏 이삭이 춤을 추는 길-대전에서 논산을 가는 도로(4번 국도)변 논산시 부적면 남마구평리 70번지에 부적초등학교가 있다. 1933년 6월에 개교하였으니 나이도 팔순을 넘긴 역사 깊은 학교다.

유치원아들을 포함하여 전교생 96명 교직원 24명이 “푸른 꿈을 키우고 따뜻한 희망을 만드는 행복한 부적교육”이라는 비전을 앞세우고 행복 공감학교를 만들고자 인성 함양, 창의성 함양, 건강 증진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10월 11일(화) 부적초등학교를 찾았다. 현관에 들어서니 조성균 교장이 반갑게 맞는다. 교실, 복도, 운동장, 모두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일을 찾아서 합니다. 어느 땐 교장인 제가 무엇을 해야하나 고민을 해요. 내일은 이것을 해야지 생각하고 출근하면 이미 처리가 되어 있어요. 작은 농촌 학교지만 스스로 하며 학생들에게 줄 것을 찾아 미리 하는 선생님들이라고 소개를 한다

2016년 교육 중점으로 인성함양의 학생 중심 부스 운영체험과 골프 학습, 체험 활동 강화로 호국 보훈 활동, 숲 체험 활동, 스마트 교실 조성, 인성 수업 개선을 위한 교내 자체 교사 동아리 운영, 베트남∙필리핀 출신 강사를 통한 다문화 교육, 진로 체험을 위한 다우리 캠프 및 현장 학습과 학교 텃 밭 가꾸기 체험 활동 등 다채로운 교육과정 운영으로 즐거운 학교와 학부모의 신뢰를 높이고 있다고 한다.

▲ 윤선호 선생님

3교시가 시작된다. 조그마한 어린이들이 학교 내 학습공원으로 온다. 뒤이어 젊은 남자선생님이 따른다(1학년 담임 남자 선생님은 알고 왔는데 좀 젊다) 수업이 시작되며 아이들이 공원 내 야와 학습자리에 앉는다. 남자 다섯, 여자 다섯 ㄷ자 형태로 앉고 선생님이 앞에 앉는다. 참 아기자기 하다.

이어지는 수업- 슬기로운생활 ‘가을 느끼기’, 오감을 통해 가을을 관찰하고 발표하는 수업이다. 선생님은 먼저 이미 학습한 오감각기관의 그림을 들고 질문을 한다. 눈은? 보는 일, 코는? 냄새 맡는 일 ......, 또랑또랑 대답을 하며 자신의 눈, 코, 귀, 입을 만진다.

 

이어지는 본 학습, “오늘은 가을을 느낄 거예요. 먼저 귀로 가을을 들어봐요?” 아니 이런, 가을을 듣다니? 기자의 의심에 아랑곳없이 아이들은 공원을 돌아 다니며 세심하게 소리를 듣는다. 들은 것 발표하기, “바람 소리가 들려요”,“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려요” 와! 대단한 아이들이다.

이어서 손으로 가을을 느끼기, 아이들은 부지런히 낙엽, 열매 등을 찾이 만져본다. “가칠까칠 해요”, “말랑말랑해요” 참 대단한 아이들이다. “이번에는 눈으로 느껴봐요” 아이들은 또 공원을 다니며 나뭇잎과 열매들을 살펴본다. “가을아 어디있니?” 부르는 모습이 천사같다. “가을아 숨지 말고 나와 봐”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마음이다. 이어서 발표시간, “은행잎 가장자리가 약간 노래졌어요”, “나뭇잎이 파래요”, “은행 열매가 갈색이예요” 에구 저런, 올해는 날씨가 더워 아직 단풍이 덜 들은 모양이다.

 

이번에는 오늘 학습의 하이라이트, 맛보기와 냄새 맡기이다. 은행 나무 밑에 가니 제법 은행 알이 떨어져 있다. 아이들은 은행 알을 하나씩 들고 냄새를 맡는다. “아이고 똥냄새”, “와 지독한 냄새가 나요” 얼굴은 찌푸리지만 즐거운 표정이다. 선생님은 아이들 하나 하나 쫓아다니며 세심하게 지도한다. “은행은 꼬투리를 집어요. 은행 알이 터지면 손에 냄새가 묻고 혹시, 가려울 수 있어요” 등 열 명의 아이들 쫓아다니기에 분주하다. 이어서 모과나무 밑, 땅바닥에 주먹 만한 모과가 떨어져 뒹굴고 있다. 살짝 집에 냄새를 맡는다. “와, 주스 냄새다“, ”아니야, 향기야“ 아이들은 저마다 느낌을 말한다. ”은행은 냄새가 고약하지만 모과는 향기롭지요? 이렇게 열매마다 냄새가 달라요“ 선생님의 설명에 아이들은 그 차이를 이해한다.

끝으로 맛보기, 둘러 보아도 맛 볼 것이 없는데......, 하는 순간 어느새 장대를 갖고 “자, 1학년 선생님과 같이 가을을 맛보러 가요”한다. “와! 무엇을 맛볼까?” 아이들도 기자도 궁굼증이 더해간다. 좀 떨어진 곳 아, 거기엔 붉은 감이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어제 선생님이 보니 딱 하나, 홍시가 된 감이 있어요. 자, 감을 따서 맛볼까요?” 신나는 아이들 제가 따겠다고 모여든다. 그런데 높이서 결국 선생님이 장대로 딴다. 터지지 않게 살짝 만져보고, 준비한 칼로 홍시를 자른다. 그리고는 숟가락을 나누어 주고 맛을 보게 한다. “야 진짜 달다”, “더 먹고 싶어요”, “한 입만 더 주세요” 아이들이 성화다.

 

도시의 어느 학교에서 이렇게 수업을 할 수 있을까? 흔히 환경을 학습자료화 한다라고 하지만, 윤선호 선생님은 학교의 모든 환경을 학습의 일부로 만들어 수업을 이끌어 가고 있었다. 경력 6년차라는데, 베테랑 교사이다. 젊은 선생님이(?)라는 기자의 의구심을 씻어준다. 이젠 학습 정리, 다시 한 번 오감 기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가을에 대해 느낀 점을 발표한다.

가을을 찾은 아이들, 맑고 밝은 모습이 꼭 가을 하늘아래 홍시 같다.

“윤선호 선생님은 이름 그대로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사회성이 좋아요. 이름 그대로 모든 교직원이 좋아하는 ‘선호하는 선생님’입니다. 김기철 교감 선생님이 귀띔해 준다. 학교 방과후부장으로 업무를 처리하며 교무부 일도 하고 1학년 담임도 자원해서 맡았다고 한다.

“바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학생”을 기르고 싶다는 윤 선생님은 “우리 반 아이들은 개성이 강하고 적극적입니다. 음악 소리만 들려도 엉덩이를 들썩거려요.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요” 두 살된 아들을 둔 아버지 마음이다. 열 명의 아이들이기에 개인별 수준을 고려하여 지도하므로 기초학력과 기본학습 습관이 형성되고 있어 무난히 2학년에 진급할 것이란다.

 

아이들이 서로 친하게 지내고 웃어른을 공경하는, 예절을 잘 지키는 아이들로 성장하길 바라는 선생님은 “아이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이 있고, 해결해 가므로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 가는 지 살펴보면서 응원해 주기를 바란다”고 부탁을 한다.

후배 선생님들에게는 버팀목이 되고 선배 선생님들에게는 든든한 조력자로 아이들과 자신을 위해 학교 생활이 즐겁다는 윤 선생님은 스승의 날 기념 우수교사로 충남교육감 표창(2016)을 받기도 했다.

열 명의 꼬마 과학자들의 천진 난만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기자는 먼 옛날 어린 동심의 세계에 빠져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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