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경험들을 만들어보는 코레일 기차여행코스

 

[코레일 내일로 여행은 만25세이하 청춘들이 방학을 맞아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둘레길도 걸어 보고 다양한 기차도 타보고 잠시 동안 힐링이 되어보는 젊은날의 추억을 만들어가는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경험들을 만들어보는 코레일 기차여행코스이다.]

-본지 채민정기자(한밭대학교 공공행정학과2년)의 내일로 7일간의 여행담 2번째를 들어본다. -

 

버스에서 지난 이틀간의 사진을 하나씩 넘겨보다가 정류장을 한참 지나 내려서 다시 버스를 타고 가면 1시간이 걸리기에 택시를 타버렸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많은 인파와 다리 건너에 보이는 반짝이는 건물과, 울타리에서 빛나는 불빛 하나하나가 모여 있었는데 사진을 찍는 사람들 틈에서 나도 한 장 찍었다. 야외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안쪽 깊은 곳까지 가보았지만 자리하나 보이지 않았다. 가만히 한쪽에 서서 주변을 보고 있는데 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인도 많고, 경상도 사람, 경기도 사람 또 어딘지 모를 다른 지방사람들이 모였구나 싶었다. 사람들은 각각 다양한 옷차림새를 하고 있었다. 나처럼 편하게 입고 온 사람부터 한껏 멋을 낸 사람, 힘 좀 쓰겠다 싶은 사람, 화려한 시스루 셔츠까지 다양한 멋을 볼 수 있었다. 부산의 마지막 밤은 광안리 앞에 있는 찜질방에서 보내기 위해 광안리로 돌아왔다.

 

하루를 마무리 하며 맥주 한 캔을 꺼내들어 밤바다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참 안 간다고 생각 한 게 바로 어제였는데 어느덧 3일이 지나간다고 생각하니 새삼 아쉽기도 하고, 잘 보냈다 싶기도 했다. 바닷소리, 주변 폭죽 터지는 소리, 버스킹 공연소리가 들렸다. 바다 냄새를 실컷 맡아두고 가겠다며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기를 한참 반복했다.

찜질방에 들어가던길 목소리 좋은 남녀 듀엣의 공연이 보여 한참을 구경하는데, 눈앞에 중년 부부로 보이는 분들이 꼭 안고 공연을 보며 박수를 치고 흥을 뽐내고 계셨다. 나도 나이가 들면 저렇게 되면 좋겠다는 먼 생각을 하기도 했다.

 

자고 일어나 구운 달걀과 식혜를 하나 시켜 먹으면서 이제 막 햇빛이 쏟아져 밝아지는 바다를 보고 있었더니 마음까지 씻겨나가는 기분이었다. 다음 목적지인 경주로 이동하기 위해 해운대역으로 이동했다. 기차 시간표상 바다를 보지 못했지만 가는 길 버스 아저씨께서 해운대역 가는 방법을 친절히 알려주셔서 기분은 좋았다. 버스를 타며 맞는 방향인지 여쭤보며 탔을 뿐인데, 내리려고 하니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가라며, 걸어가지 말고 환승하면 공짜라고 반복해서 알려주셨다. 부산이라고 하면 기가 세다고 생각만 했는데 억양이 강할 뿐 오히려 친절한 분도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경주에 도착해 짐을 두고 숙소에서 길을 찾아보고 바쁘게 움직이던 3일이 지났으니 스스로 휴식을 주자며 낮잠을 잤다. 야경을 보기위해 밖으로 나와 천천히 첨성대까지 걸어갔다. 여기를 봐도 무덤이 있고, 저기를 봐도 무덤이 있다고 키득이며 걷다보니 첨성대까지 도착했다. 어두움 공간 속,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들과 어우러져 첨성대는 함께 반짝이고 있었고 주변에는 많은 관광객이 보였다. 첨성대를 보고 안압지로 올라가 보았다. 비온 뒤라 바닥은 진흙이고 날아다니는 벌레들과 우거진 수풀들은 자연그대로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은 너무 자연친화적인 것 같고 고생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 오히려 좋은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안압지에 도착했다. 물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모습이 너무 예뻐 멍하니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한 바퀴를 돌아 나오는 길에 핫도그를 사먹었다. 아주머니와 잠시 이것저것 잡담을 하고 버스정류장에 앉아있는데, 핫도그 장사를 하신 아주머니가 지나가시던 길에 나를 보고는 어디로 가냐고, 역근처로 간다하니 걸어가라며 가는 길 연꽃이 예쁘다고 여러 가지 정보를 주셨다. 버스도 오지 않겠다, 발걸음을 돌려 첨성대가 있는 곳을 지나 숙소로 돌아갔다. 표지판에 보이는 교촌마을이라는 이름이 마음에 든다는 농담을 친구에게 전하며 아무도 없는 거리를 걷는데 무섭기도 하고 괜히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도 같았다. 벌써 여행이 4일째에 접어들었고 내가 왜 여행을 온 걸까 생각을 해보았다.

 
 

혼자 가는 여행은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스스로 목적지, 목표를 정하고 당일에 가서 일정을 변경하는 것도 자유이다. 여행의 모든 것이 나 혼자의 결정으로 이루어진다. 힘들면 쉬면되고 괜찮으면 열심히 움직이면 된다. 길을 찾지 못하거나 사진을 찍고 싶을 때 주변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한다. 남에게 말거는 것을 어려워하는 나로서는 가장 힘든 일이었지만 반복되다 보니 익숙해 지기도 하고 가끔 농담을 하는 분들에게 머쓱한 웃음이 아닌 맞장구를 치거나 대응하는 경우도 늘었다. 혼자 지도를 보는 방법도 익히고 좀 더 주변을 둘러보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국내를 돌아다니며 우리나라지만 아직도 내가 모르는 곳이 많다는 것도 느꼈고 앞으로도 쭉 국내를 돌아볼 생각이다.

다섯째날, 경주에서 불국사로 향했다. 서비스를 많이 주겠다며 명함을 주시는 아주머니를 따라가 산채비빔밥을 먹었다. 서비스로 주는 도토리묵과 막걸리를 한잔 하고 위로 향했다. 석가탑과 다보탑을 보며 신라시대에 어떻게 저런 정교한 탑을 지었을까 감탄을 하다가 사람들이 자신의 소원을 빌며 올렸을 돌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을 발견했다. 많은 사람들의 소망이 모인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나도 조심스럽게 소원 하나를 빌어보기도 했다. 청도로 갈 일정에서 기차시간이 너무 오래남아 동대구로 향했다. 역근처에 숙소를 잡고 짐을 풀고 일정을 정리해 보았다. 저녁시간이 다되가 저녁을 먹고 야경을 보기위해 수성못을 가볼까 하다가 비가 많이와 숙소로 돌아왔다. 집에 온 것처럼 컴퓨터를 키고 게임을 한판하고 영화 한편을 봤다. 여행을 가면 바쁘게 움직이고 무언가를 봐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다.

마지막 날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에 가봤다. 벽에 새겨진 그림과 글을 하나하나 읽어보는데 김광석이 좀 더 오래 살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광석의 노래는 대게 내가 좋아하는 노래였다. 그의 공연을 그려놓은 그림 하나에서는 소름이 돋기도 했다. 그저 김광석이 노래하는 뒷모습과 그의 공연을 보는 많은 관객들이 그려져있을 뿐이었는데 어우러져있는 노래가사 하나가 너무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다. 이를 마지막으로 동대구역으로 돌아가 대전으로 향하는 길 기차에서 고생했다며 스스로를 토닥이며 잠들었다.

 

혼자 가는 여행은 주로 무언가 목표가 있거나 생각을 정리하거나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내가 갔던 여행은 어땠는지 잘 모르겠다. 많은 생각을 하긴 했지만 주로 주변을 보는데 시간을 쏟았다. 아직도 내가 모르는 곳은 이렇게도 많은데,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곳에는 내가모르는 어떤 것들이 많을까 기대하게 된다. 여행을 갔다 왔으니 갔다 온 후는 더 열심히 살자 라는 생각은 한다. 하지만 그보다는 그저 나는 여행을 가고 싶었고 결국엔 가게 되었고, 나는 내가 하고 싶은걸 성공적으로 해냈다. 또한 앞으로도 해낼 예정이다.

내일로는 만 25세 이하의 청춘들이 비용을 지불하면 5일 혹은 7일동안 자유롭게 기차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방학동안만 이용할 수 있는 기차 여행이다. 친구 혹은 연인, 아니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은 이번 기회에 여행을 갔다 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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