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인간은 평균수명 이상의 삶을 살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갖고 살아간다. 그러기에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미루며 산다. 오늘 오랜만에 친구와 만나고 싶고 큰집에 가서 부모님을 뵈어야 함에도 할 일이 많다는 이유로 내일 모레로 미루는 일이 예사이다. 그러나 미래는 불확실하기에 그 누구도 내일의 만남을 보장할 수는 없다.

연애시절에는 내일을 생각지 않고 오늘 이 순간에 몰입하며 서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나, 결혼 후에는 오늘 해야 할 일을, 하고 싶은 일을 미루면서 내일을 위해 살아간다. 여행을 가고, 예쁜 옷을 사고, 외식을 하고 싶어도 내일의 삶을 위해 포기하며 살아간다. 인간은 어제의 후회와 내일의 근심에 살기 때문에 오늘의 행복을 잊고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 사회를 살펴보면 미래를 팔아 이득을 취하는 직업이나 사람이 많이 있다. 지금은 건강하나 앞으로 질병을 염려해 조기진단을 받으라는 의사, 내세의 행복한 삶을 위해 오늘의 어려움을 참고 견디라는 종교인,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라는 점술인, 질병과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미리 보험에 들라는 보험회사, 열심히 공부해야 미래에 성공할 수 있다며 자녀를 학원으로 내모는 부모, 나를 뽑아주면 잘 살게 될 거라는 정치인 등은 어떻게 보면 미래를 근심하는 우리를 이용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복지정책을 펴 노년을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하겠다.’ ‘고교까지 무상교육을 하겠다.’ ‘미래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 ‘청년 실업자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주장은 실현키 어려운 정책이나 유권자들에게 미래를 기대하게 함으로써 출마자들에게 당선의 영광을 얻게 한다. 인간의 뇌는 바보여서 실현 불가능한 정책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고, 유권자를 속이는 줄 알면서도 미래라는 덫에 걸려 잘못된 결과를 낳게 하는 것이다.

미래를 생각하고 살아가지 않으면 불행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서 우리는 미래를 생각하며 미래라는 미끼를 물기 위해 오늘의 행복을 담보 삼아 내일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는 현재, 지금, 순간의 연속이고, 지금의 쌓임이 세월이 되고, 우리 인생의 긴 여정을 집약하면 오늘 이 순간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시간은 소유가 아니고 우선순위이고 선택의 문제다.

“내일 시간 있는가? 점심이나 함께 했으면 하네.”라는 말에 “그러고 싶네만, 바쁜 일이 있어서”라고 하는 것은 우선순위를 다른 곳에 두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무리 바빠도 친구와 만나고 싶다면 다른 일을 미루고 친구의 요청에 응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오늘 지금 이 순간이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면 짜여진 스케줄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 결단의 용기가 있어야 한다. 내가 허비해 버린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렇게 바라던 내일임을 생각하자.

현재는 신이 준 최고의 선물이다. 현재의 행복한 시간을 잡자. 여행, 독서, 등산, 친구와의 만남, 영화, TV보기, 주어진 일에 몰입하기 등은 현재를 사는 순간의 시간이다. 여행하며 집 걱정, 사업 걱정을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여행을 왜 가는가는 사람에 따라 답이 다양하겠지만 모든 걱정을 잊고, 현재를 즐기며, 자기 성찰의 기회를 갖기 위함이라 생각한다. 주어진 일에 몰입하지 못하면 근심 걱정의 전파만 보내게 되고 그것이 자석이 되어 근심과 걱정을 더 끌어들이게 됨을 생각하자.

생각은 전파되고 자기암시는 긍정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고 부정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현재의 내가 처한 상황은 과거의 나의 생각이 가져다 준 선물이고 내일의 나도 현재의 나의 생각이 가져다 줄 선물이 될 것이다. 미래는 현재가 쌓인 세월이다. 오늘 이 순간을 성실히, 즐겁고 보람되게 살다보면 밝은 미래가 웃으며 다가올 것이다. 오늘 이 순간을 감사하고 감동하고 즐기며 살자.

하영철∥미래로학교교육도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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