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는 만25세 이하 청춘들이 자유롭게 기차를 이용해 방학동안만 하는 기차여행..

[코레일 내일로 여행은 만25세이하 청춘들이 방학을 맞아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둘레길도 걸어 보고 다양한 기차도 타보고 잠시 동안 힐링이 되어보는 젊은날의 추억을 만들어가는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경험들을 만들어보는 코레일 기차여행코스이다.]

 본지 채민정기자(한밭대학교 공공행정학과2년)의 내일로 7일간의 여행담을 2회에걸쳐 들어본다.[편집자]

 

 

1학년 겨울방학에 여수-순천-목포-광주-담양 5박으로 혼자 내일로를 다녀왔다. 처음 가본 혼자만의 여행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나에게 주었다.

▲ 내일로 내부모습

2학년 여름방학, 나는 다시 한 번 내일로 여행에 도전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지난번 여행에서 만났던 다른 내일러를 만나 그 지역을 소개받기로 한 것이다.

처음 도착지는 지난번에 가본 순천이다. 드라마세트장에 혼자 와서 교복을 빌려입는게 창피하게 느껴져 입어보지 못한 교복을 입어보기 위해서다.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어색해 하며 교복을 만지작거리던 것도 잠시 열심히 주변을 둘러봤다. 친구들끼리, 연인끼리 다정하게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인

▲ 순천 드라마셋트장에서 채민정기자

다. 혼자 서있는 외국인에게 사진을 부탁하고 나도 한 장 찍어주었다.

겨울에 보았던 갈색 빛이 넓게 퍼져있는 갈대밭이 아닌 초록빛 갈대밭을 보러 순천만에 다시 가보았다. 겨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름의 시원함이 한눈에 보이는 듯 했다. 전망대로 올라가던 도중 드라마세트장에서 사진을 찍어준 외국인을 다시 만나기도 했다. 전망대에 올라 해지는 모습을 보기위해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다.

친구와 전화를 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모두 내려가고 혼자 누워있기도 했다. 바람이 선선해지고 노래를 들으며 가만히 눈을 감아보았다. 다시 와본 순천만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하니 전경을 바라보며 앉아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전망대에 오르는 길은 힘들었지만 내려가는 길은 발걸음이 가볍게만 느껴졌고 어둠이 자욱한 와중에 내가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옆으로 흩어지는 게의 발소리는 이상하기도, 신기하기도 했다.

   ▲ 순천의 전망대에서 바라본모습

이튿날, 부산에 가서 지난겨울의 내일로 동지를 만났다. 군대에 갔다 온 후 바로 온 내일로 라며 짧았던 머리가 많이 자라있어 어색하기도 웃기기도 했다. 괘법 르네시떼역 근처 삼락 생태공원에 가게 되었는데, 사진과 다르다며 자신이 생각한 게 아니라고 미안하다 사과를 했지만, 순천같이 자연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곳이었다. 부산에서 바다가 아닌 갈대밭을 보자 이런 곳도 있구나 싶었다. 직접 가보지 않은 곳은 역시 알수가 없다는 딴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갈대밭을 헤쳐 길을 찾기도 하고, 비가 와 돌아오는 길에 다리는 진흙투성이였지만 즐겁기만 했다.

광안리로 이동해 맨발로 바닷물을 밟으며 해변을 쭉 거닐었다. 차가운 물에 발을 담구고 발장구를 치기도 하며 멀리 바다 너머를 보기도 하고, 그날따라 유난히 예쁜 것 같은 하늘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은 대전에 없는 동래통닭집에서 닭볶음탕을 먹었다. 맥주한잔과 그간의 일들을 서로 말하며 광안대교를 바라보았다. 모르는 사람과 처음만나 대화를 하고 밥을 먹었던 지난겨울의 친구를, 이번 여름에 다시 만난다는 것은 약간의 불편함과, 학교에서의 나를 모르는 사람이라는 편안함이 공존했다.

셋째날, 늦잠을 자고 용궁사로 향했다. 바다 옆에 있는 절이라니. 호기심을 가득 안고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렸다. 오르막길이라고 투덜거리며 올라간 것도 한순간, 바다를 보자 또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바위에 걸터앉아 부모님께 영상통화를 걸고, 넓게 펼쳐진 바다를 보며 내가 지금 여행을 왔구나. 여기는 대전이 아니구나. 다시 한 번 느꼈다. 돌아가면 내가 해야 할 것들을 정리하다 아무렴 어떤가, 지금이 좋은데 하는 생각에 아쿠아리움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해양생물을 정리해 놓은 노트와 생각보다 잘 되어있는 아쿠아리움을 보자 지난번 목포에서 갔던 삼학도에 있는 목포 어린이바다과학관이 떠올랐다.

▲ 용궁사전경

마감시간이 되었다는 방송을 듣고 근처에 있는 송도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보이는 기찻길에서 사진을 한 장 찍기도 했다. 어린아이가 가족들과 함께와 뛰어다니고, 아빠와 달리기 시합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가족들끼리 부산에 와서 놀아본 적이 있나 하는 생각도 해보며 해변으로 향했다. 송도 해수욕장에 도착해 닭꼬치를 하나 집어 들고 해변에 털썩 앉아 바다를 보는데 서핑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수영금지, 서핑금지라고 바다 바로 앞에 꽂혀있는 표지판이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을 하며 언젠가 나도 한번 서핑을 배워보고 싶다는 덧없는 생각도 했다. 한참을 바닷소리를 듣다가 야경으로 유명한 더베이101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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