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인성교육 부재를 원인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하영철∥미래로학교교육도우미 대표

학생들의 폭행, 왕따, 자살 사건, 학생이 교사를 폭행, 성희롱하는 작금의 사태를 두고 학교의 인성교육 부재를 원인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입시 위주의 경쟁 교육 때문이라며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인성교육 박람회’까지 열어 그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고운 인성이 학교교육을 통하여 길러질 수 있을까? 약간의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나,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 생각한다. 바른 인성을 갖기 위해서는 인성 형성의 근본을 찾아야 한다. 인간은 부모로부터 종이와 연필을 갖고 태어나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며 살아간다. 그림을 그릴 때 종이나 연필의 질도 중요하지만 밑그림을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이다.

밑그림은 자녀 스스로, 부모의 도움으로 영유아기 때 그리는 것으로, 유전적 숙명론과 가정의 환경론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인성이란 성격과 도덕성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5, 6세를 성격의 지문기, 0~3세를 뇌 발달과 도덕성 형성의 결정적 시기라고 한다. 인간은 영유아기 때 학습된 지식과 정보, 경험이 잠재적 뇌 속에 장기기억으로 저장되어 일생을 살아가며 그것을 꺼내 쓴다고 한다. 그러기에 인성교육은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의 부모의 가정교육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음을 생각해야 한다.

외부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생아는 커서 내향아가 되고,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신생아는 외향아가 되며, 출생 후 2~3개월부터 선악을 구별하기 시작한다는 것은 부모의 교육이 인성 형성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게 하는 것이다. 청소년의 비행, 성인들의 부도덕성은 발생의 근본을 찾아 교육해야 한다. 인성교육 활성화 방안을 토론을 통하여, 법제화를 통하여, 기구를 만들어 해결하려는 것은 근본원인을 모르고 치료하는 것으로 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생각한다.

어린 시절에 사랑을 경험한 아이가 노년에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하버드 대학생을 대상으로 75년을 추적한 하버드대의 연구 발표나, 김수환 추기경의 가슴 사랑의 강조는 숨어 있는 뇌에 잠재된 학습내용이 우리의 삶의 원동력이 됨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부부간에 금슬이 좋은 가정에서, 형제자매가 뒹굴고 자란 가정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가정에서 자란 어린이는 고운 인성을 갖게 됨을 생각하자. 그러므로 우리 청소년들이 고운 인성을 갖고 성장케 하기 위해서는 이혼율을 줄이고 출산율을 높이며 3대가 함께 사는 가정을, 그리고 부모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인성교육의 근본이라 생각한다.

‘문제아가 있는 것이 아니고 문제가정이 있을 뿐이다’라는 말을 생각하면 금슬 좋은 부부관계가 중요함을 생각할 수 있고, 오늘날 핵가족 시대에 한 자녀만 낳아 잘 기르는 것은 두세 자녀를 낳아 기르는 것보다 자녀의 인성 형성에 문제가 많음을 생각해야 한다. 그러므로 국가에서는 가정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사교육비 등 출산율을 낮추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고운 인성을 지닌 청소년을 기르는 길임을 생각해야 한다.

자녀들은 부모의 언어, 태도를 학습하며 자란다. 부모가 할아버지, 할머니께 효도하는, 어른을 공경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환경도 필요함을 생각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3대가 함께 생활하는, 어려우면 자녀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자주 만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자녀교육의 함정이 무엇인지를 찾아 자녀를 올바르게 기르는 부모가 되기 위한 부모 교육도 중요하다.

그리고 학교에서의 인성교육은 별도의 교육과정을 만들어 가르치기보다는 주어진 교육과정 속에서, 학교생활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도덕성은 타율과 통제에 의해 이루어지는 인간의 특성이며, 성격화, 습관화되지 않으면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수업 중에 예절 지키기, 서로 협동하고 배려하기 등을 가르칠 수 있고, 점심시간에 학교급식을 먹으면서도 배려하고 협동하며, 예절을 지키고, 근검절약정신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인성교육, 성격과 도덕성. 그것은 가정에서 영유아기 때 가르쳐야 하는 인간의 특성이기 때문에 유전적 숙명론으로만, 교육적 환경론으로만 생각지 말고, 가정적 환경론에 입각하여 ‘啐啄同時’, ‘nature with nurture’의 의미를 살린 가정교육으로 자녀를 교육할 때, 그리고 성인들의 모범적인 행동과 선생님의 사랑과 열정이 있는 학교교육이 이루어 질 때 우리 청소년들은 건전한 인성을 갖고 자랄 수 있을 것임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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